'취임 2주년'…격랑의 권오준號, 혁신항해 계속된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4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3년 임기의 마지막 1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2년 간 권오준호(號)의 항해는 순탄치 않았다. 작년 한 해 지속된 검찰 수사와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내부는 그어느때보다 어수선했고, 철강업계의 불황과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실적은 추락했다. 군살 빼기와 본업에서 경쟁력 강화로 절반의 성과를 거뒀지만 실적의 근본적 개선을 향한 길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떨어질대로 떨어진 '국민기업 포스코'의 명성을 되찾는 일도 과제다.
정준양 전 회장이 물러난 직후인 2014년 초 포스코 최대 과제는 방만한 사업을 재편하고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었다. 권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른 직후 '위대한 포스코 재건'을 취임 일성으로 외치며, 전임 회장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비대해진 포스코의 몸집을 줄이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비핵심 사업과 계열사를 정리했고 비핵심 자산은 거침없이 내다 팔았다. 지난해 7월 경영 쇄신안을 발표한 후 구조조정의 행보는 더욱 숨가빠졌다. 지난 2년 간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포스타워,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등 40개가 넘는 계열사를 정리했다. 올해도 각각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한다. 권 회장 취임 이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3조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며 그룹의 내실도 다졌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8.4%로 낮아졌다. 포스코 부채비율(19.3%)도 포항제철소 가동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다.
권 회장은 올해도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한편 수익성과 현금창출 능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수익성 관점에서 숨어 있는 잠재 부실까지도 제거하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며 "사업구조, 비용구조, 수익구조, 의식구조 등 '구조혁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 임원 숫자를 30% 줄이며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권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이 급선무다. 공급 과잉으로 철강 단가가 하락하고,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습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외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까지 더해져 지난해엔 창사 이래 47년 만의 첫 적자(연결기준)를 기록했다. 급기야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달 초 포스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들어 국내 철강 유통가격이 오르는 등 철강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 개선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다. 권 회장은 비용 절감과 고부가가치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권 회장은 지난 11일 주주총회에서 "과거 성장시대에 통했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그룹의 사업구조를 수익성 관점에서 혁신할 방침"이라며 "철강사업을 그룹의 캐시카우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사업은 분야별 차별화된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등 극한적 저비용체제 구축으로 수익구조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기업 포스코'의 신뢰회복도 당면한 과제다. 지난해 일년 내내 진행된 검찰 수사로 포스코의 명성은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권 회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7월 포스코의 위기를 불러온 정경유착의 고리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금품 수수, 횡령, 성희롱, 정보 조작 등을 척결해야 할 '4대 비윤리 행위'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을 지시했다. 뇌물수수나 횡령, 허위보고 등이 적발되면 한 번의 실수라도 즉시 징계 조치토록 했다. 올해도 '클린 포스코 시스템'을 가동하며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추천이나 청탁을 가감 없이 기록ㆍ관리함으로써 청탁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계획이다. 권 회장은 "비윤리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와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윤리경영을 확실하게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