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텃밭 뛰어든 롯데마트…"연매출 천억 목표"

50만 인구에 대형마트 하나 뿐
이마트 은평점 지난해 매출 2200억원…'전국 매출 1위'
9개 특화매장 갖춘 롯데몰 은평 승부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롯데마트가 전통적인 '이마트 텃밭'인 서울 은평구에 들어선다. 그간 막강한 라이벌 없이 승승장구하던 이마트 은평점은 '전국 매출 1위 매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8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 연면적 기준 약 4만8400여평(16만㎡) 규모의 '롯데몰 은평'이 오픈한다. 은평몰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 층에는 영업면적 2839평(9385㎡) 규모의 롯데마트가 입점한다. 이밖에 쇼핑몰, 시네마, 키즈파크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게 된다.

은평구는 인구 50만명 규모의 전통적인 베드타운이다. 특히 은평뉴타운은 1만8000여 세대, 5만3000여명 수준으로 지속적인 인구유입이 이뤄지면서 신도시로 성장하는 추세다. 인근 삼송지구, 지축지구, 원흥지구 등 신규 개방지구가 조성되면서 상권은 확대될 전망이다.

거주지가 밀집해 있어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사실상 대형마트는 이마트 은평점 한 곳에 불과했다. 불광동에 이랜드가 운영하는 킴스클럽 마트가 있지만, 제품 구성과 품목의 규모 측면에서 이마트와는 경쟁관계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마트 은평점이 국내 147개(3분기 말 기준) 매장 가운데 전국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1년 오픈한 은평점은 지난해 기준 연매출 2200억원을 기록했다. 1만2223㎡의 대규모 매장에 2008년까지 본사가 이 곳에 있었던 터라 마케팅 등 다양한 지원에도 힘이 실렸다. 은평구는 전통적인 이마트 텃밭 이었던 셈이다.

롯데마트 은평점은 연매출 1000억원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은평점과 비교하면 4분의1 규모에 불과하지만, 즐길거리와 먹거리, 주차시설이라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카페와 문화센터, 실내 오락시설 등은 벌써부터 인근 거주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실내에 조성될 '롯데월드 키즈파크'의 경우 서울 서북권 지역에서 유일한 실내 테마파크다. 그밖에도 수영장, 클라이밍 시설 등 옥외 스포츠 시설도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김영구 롯데마트 은평점장은 "롯데마트 은평점은 총 9개의 특화매장을 선보여 서북부 지역의 대표 대형마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은평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목표치로 내세운 1000억원의 매출은 결국 이마트 은평점에서 상당부분 유출될 것"이라면서 "서울 시내에 몇 남지 않은 금싸라기 지역으로 여겨졌던 이 곳에서 앞으로 더욱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