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시장주의자·가톨릭 보수주의자…살라피즘·부르키니 반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내년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중도 우파 제1 야당 공화당의 경선에서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1위를 차지했다.
27일(현지시간) 치러진 경선 결선투표에서 90%의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피용 전 총리는 67%의 득표율을 얻어 33%를 얻는데 그친 알랭 쥐페 전 총리를 누르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피용 전 총리는 당초 1차 경선에서 겨뤘던 쥐페 전 총리,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밀려 3위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큰 득표율 차이로 경선 내내 1위를 지켰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 정부에서 2007~2012년 총리를 지낸 피용은 당선되면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을 감축하고 주당 노동시간 확대, 노동조합 축소 등의 강력한 고용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또 낙태와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가족적 가치 보호를 모든 정책의 중심에 놓겠다고 공언해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건 보수파로 분류되는 쥐페 전 총리를 누르고 상대적으로 강건한 피용 전 총리가 승리한 것은 좌파 정부의 극명한 실패와 함께 우경화 및 보수주의 가치가 부활하고 있는 프랑스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용 전 총리는 엄격한 이슬람 복고주의를 뜻하는 살라피즘에 반대하고 아랍어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올 여름 프랑스를 뜨겁게 달궜던 무슬림 여성용 수영복인 부르키니 착용 금지에 찬성했다.
현재 여론조사대로라면 피용 전 총리의 대선 결선투표 상대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여론조사기관 BVA의 설문조사에서 피용은 결선에서 르펜과 맞붙어 61%대 39%의 득표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르펜의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극우파 득세가 이어지고 있어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르펜은 피용 전 총리가 사르코지 전 대통령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이끈 장본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만 피용 전 총리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부패 스캔들이 전혀 없고 법적 소송 등에 휘말렸던 적이 없는 등 깨끗한 과거를 지닌 점은 르펜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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