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회적 이슈나 회사의 전략 등을 한마디로 설명할 때 쓰이는 삼십육계. 보통 손자병법에 나와있는 내용으로 알려져 '손자병법 삼십육계'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실 삼십육계는 그 이름 자체가 병법서 이름이에요. 손자병법이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원전 6세기 경에는 삼십육계란 책은 아예 없었다고 하네요. 삼십육계는 서기 5세기부터 정립되기 시작해 중국 청(淸)나라 때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있어요.
이 책은 승전계(勝戰計), 적전계(敵戰計), 공전계(攻戰計), 혼전계(混戰計), 병전계(幷戰計), 패전계(敗戰計)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각 부문에 6개의 계책이 나와있어 합이 36계이기 때문에 삼십육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인 '삼십육계 줄행랑'은 삼십육계 중 마지막 계책인 주위상(走爲上)이란 말에서 비롯됐다고 해요. 작전상 후퇴하면 전력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도망치는건 불명예가 아니라는 뜻이죠.
기업 전략에도 삼십육계의 단어들은 많이 쓰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리콜사태와 관련해 경쟁사들이 시장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데 이런 전략을 '진화타겁(?火打劫)' 전략이라고 합니다. 적 진영에 불이 나서 혼란스러울 때를 공격기회로 삼으라는 뜻이죠.
이외에도 외교정책의 기본으로 알려진 원교근공(遠交近攻), 정치 분야에서 자주 등장하는 차도살인(借刀殺人) 등 사자성어로 알려진 단어들도 모두 삼십육계 안에 들어있어요. 어떤 상황이나 정황을 한마디로 표현할 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죠.
손자병법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계책들은 서로 다른 사연들과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에 교양서로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합니다. 가을을 맞아 삼십육계를 제대로 한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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