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단종 후폭풍 수습, 철저한 원인 분석 병행…'컨틴전시 플랜' 필요한 상황
12일 삼성전자 수요사장단회의는 노트7 단종(斷種) 사태를 둘러싼 긴박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날 새벽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사장들은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 발걸음을 옮겼다.
삼성전자는 노트7 단종에 따른 교환과 환불 등 후속 대책은 물론 소손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 분석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기존의 배터리 문제는 물론 설계부터 제조 과정까지 철저하게 재점검 하고 있다.
첫 리콜 결정이 내려지기 전, 발화 문제가 불거지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엔지니어 임원들은 갤럭시 노트7 제품에 공급되는 부품계열사로 일제히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의 매출을 이끌었던 IM 부문이 중대 위기를 맞으면서 반도체 사업 등 다른 사업 부문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노트7 문제로 촉발된 삼성전자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자 내부 분위기를 정돈하고 있다.
삼성그룹 부품계열사들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납품한 삼성SDI는 3분기에 적자가 확실시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SDI가 3분기에 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적자 뿐 아니라 삼성SDI의 경우 2차 전지 사업에 위기가 왔다는 점이 문제다.
삼성SDI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전지로 사업을 넓혀가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형전지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전지사업 자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기 역시 노트7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탈 삼성화'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삼성전기 매출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만큼,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부품사들은 다급하게 갤럭시S8 등 차기 모델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트7에 공급하던 부품 라인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를 모색 중이 다.
삼성은 사실상 '준전시'에 버금가는 상황을 맞이했다.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운 우발적인 사태가 전개될 경우 대응방안을 찾는 '컨틴전시 플랜'이 이미 가동됐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7 문제는 삼성전자와 부품 관련 계열사는 물론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체계적인 대응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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