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vs 한의사]"국민의 세금으로 뭐하세요?"
연구개발 예산 놓고 진흙탕 싸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정부의 의료계 연구개발(R&D) 예산을 두고 의사와 한의사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양쪽 모두 서로에게 "너네들 국민의 세금으로 뭐했어?"라고 묻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이하 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 이하 한의협)가 R&D 예산을 두고 한 바탕 설전을 벌이고 있다.
칼을 먼저 빼든 곳은 의협이었다. 의협은 지난 7일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따라 1차 계획(2006~2010년) 년도에 7315억, 2차 계획(2011~2015년)에 1조99억 원 등 1조 원 이상의 국민세금이 한의약 분야에 투입했다"며 "(그럼에도)한의약은 과거와 비교해 전혀 표준화와 과학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혈세만 낭비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이 반박하고 나섰다. 한의협 측은 11일 "한의학계에 투입된 연구개발 비용 자체가 의협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매우 적다"며 "보건복지부 전체 R&D의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맞섰다. 한의협 측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조목조목 따졌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보건복지부의 R&D 예산은 총 2조7753억 원이었고 이 중 한의약 R&D 예산은 1045억 원에 불과(3.8%)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2010 2014년까지)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부의 R&D 예산 총액인 1조5741억 원 중 한의약 관련 R&D 예산은 484억 원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한의협 측은 "의협이 주장하는 '10년 동안 1조 원 이상 투입'은 실제 투입된 액수가 아니라 계획된 규모였다"며 "계획과 달리 투입된 예산은 매우 적다"고 반박했다. 한의협은 이 같은 배경을 설명하면서 "양방의료계야말로 한의약에 비해 전폭적 R&D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대체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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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측은 "양방중심의 기형적 육성과 연구개발 지원에서 벗어나 한의와 양의의 균형 잡힌 의료제도와 육성정책이 필요하다"며 "양방 중심으로 투입돼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던 연구개발 비용의 10%만이라도 한의약 발전에 투입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과 의료산업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훨씬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의협의 주장에 대해 의협 측은 "객관적이고 과학적 검증을 거쳐 인정받는 것이 한의약 육성과 발전을 위한 길"이라며 "국민의 혈세는 이러한 한의약 검증에 우선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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