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신약 기술수출 계약 성사와 해지 관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시를 위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지연됐을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30일 오전 9시 30분께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던 또 다른 표적 항암신약 '올무니팁'의 개발이 중단됐다는 공시를 냈다.
이처럼 호재와 악재 공시가 연달아 나오면서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5% 이상 상승 출발한 한미약품 주가는 장중 18%까지 폭락했다. 개장 직후 악재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 약 30분 동안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김재식 한미약품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베링거인겔하임 측이 29일 한국시간으로 저녁 7시 6분에 그 내용을 이메일로 통보해왔다"면서 "호재성 공시 직후 바로 악재가 나온 상황이었는데 특히 악재 건은 정정공시이고 중요 사항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와의 협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회사 측 공시담당자가 다음날인 30일 오전 8시 30분에 거래소에 도착해 약 8시40분부터 공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며 "신속을 요하는 공시라는 것은 한미약품과 거래소 모두 알고 있었지만 1조원에 가까운 기술수출 금액 중 한미약품이 받게되는 금액이 700억~800억원 수준에 그쳐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거치는 과정에서 의도치않게 늦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앞서 제넨텍과의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돼 통지받은 건 29일 아침이다. 회사 측은 24시간 이내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당일 오후 4시 반께 공시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다 보면 이번처럼 중간에 계약이 해지되거나 약물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한다"면서 "한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적인 신약을 세상에 내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