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읽는 기자] 정치 걷어차고, 오버하는 여당? … 뉴스의 '프레임' 전쟁
한겨레는 '정치 걷어찬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란 1면 헤드라인으로 눈을 붙잡았고, 그 아래에 '딸 지도교수까지 갈아치운 최순실의 힘'이라는 박스로,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을 추가해놓았습니다. 3면 해설에는 이정현대표를 비롯한 여당의 국감 거부 사태가 '미르와 K스포츠 의혹을 덮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야당의 의혹 제기를 올렸습니다. 최순실의 딸 이야기는 5면 전체를 털어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이 신문은 며칠간 꾸준히 최순실과 미르재단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에 칼날을 겨눠 왔습니다.
경향신문은 국감 파행 상황 속에서 이정현 대표가 출구를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헤드라인은 문맥이 조금 어색해보입니다. (국감 파행 출구 막는 집권당 대표) 3면에는 국정책임 내팽개치고 정치혐오 부추기는 '아스팔트 여당'이란, 작심 비판을 담았습니다. 4면에는 김재수 장관이 투명인간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5면에는 미르재단 기업 갹출에 관한 정황을 보도하고 있네요. 두 신문 모두,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습니다.
갈등하는 정치의 양쪽을 다룰 때, 어떤 프레임에 뉴스를 넣느냐는 점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 프레임을 그리는 방식에 따라, 비판의 각도도 달라지고 문제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정현대표의 단식농성을, 여야 갈등의 프레임 속에 넣는 것과, 단독 프레임으로 처리하는 것은, 바로 신문의 관점과 생각을 담는 전략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뉴스프레임은, 어떤 뉴스를 부각시키기도 하고 어떤 뉴스를 배제하거나 소외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이 지금껏 언론 권력을 구성해온, 상당히 자의적인 잣대의 비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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