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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롯데콘서트홀 무료 공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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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설립된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ystem)는 사회적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지역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가르쳐준다.

빈곤과 폭력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일반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아이들은 악기 연주하는 법을 배우고 함께 화음을 맞추면서 자아실현의 기쁨을 맛보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엘 시스테마의 혜택을 받은 청소년들은 성인이 돼 또 다른 청소년들을 돕는 선순환을 이룬다.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예술적 지원이 사회변화의 도구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와 지원이라고 하면 단순히 구호물품이나 기부금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이지만 그만큼 쉽게 소모돼 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문화예술을 통한 지원은 일회성의 물질적인 지원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의 힘이 있다는데 그 가치가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교육과 항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노력의 가치와 성취의 기쁨을 가르치는 것. 모두에게 평등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누리며 삶의 희망을 느끼게 하는 것. 이것이 문화를 통한 복지와 지원의 의의다. 엘 시스테마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해외에서는 저소득층, 소외계층의 청소년들에 대한 문화 교육이 범죄율을 낮추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준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단순한 봉사활동, 기부금전달 등의 사회공헌 활동에서 벗어나 문화예술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문화예술 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그 저변을 확대하는 것과,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문을 연 롯데콘서트홀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예술의 전당 이후 서울에 28년만에 등장한 대형 콘서트홀인데다, LG아트센터(LG그룹), 금호아트홀(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아트센터(두산그룹)에 이어 대기업이 설립, 운영하는 또 하나의 공연장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기업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현실이다.

다행인 것은 롯데가 롯데콘서트홀을 개관하면서 국민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겠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콘서트홀 운영을 위해 지난해 설립된 롯데문화재단은 신동빈 회장이 출연한 100억원과 3개 계열사가 출연한 100억원으로 조성됐으며, 신 회장이 직접 이사직을 맡아 그룹 차원의 문화예술 지원을 해나갈 것을 시사했다.

개관한지 이제 한달 남짓이지만, 다양하고 수준있는 클래식 공연과 함께, 건설 근로자 가족들을 초청한 감사 음악회, 국가 유공자 및 유가족들을 초청한 콘서트 등 의미 있는 공연들을 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으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공연 프로그램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롯데콘서트홀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초희 유통부장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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