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 대표는 당권주자들을 겨냥한 비판을 연달아 내놨다. 지난 21일엔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상 변하는 걸 모르고 헛소리 하는 사람이 많아서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노동자 강령 논란이 불거지자, "당 대표에 출마한 사람들이 얼마나 말이 궁색한지를 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문제됐을 땐 "(당권주자들이) 세상을 보는 수준이 그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앞서서도 당권주자들은 현 지도부가 추진하는 사안 곳곳에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김종인 체제'가 사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것 관련, 당권주자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당 대표가 되면 반대 당론을 채택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진 노동자 강령 삭제 논란 등은 정체성 흔들기로 번지는 파장을 낳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당권주자들과 김 대표의 공방을 일종의 '계파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 대표는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이지만, 차기 지도부는 친문 일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현재 지역별 대의원대회에서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박남춘 의원이 각각 경기도당위원장,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친문 인사들이 대거 승리를 거뒀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일찌감치 미래권력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그간 중도노선을 견지하던 김 대표 체제의 종료가 임박하자 대여(對與) 강경노선이 탄력을 받는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22일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참고 또 참았다"면서 "당내에서 강경한 목소리기 쏟아질 때도 협상을 중시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그런 게 더 이상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더민주 서울시당은 23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초청 합동간담회를 개최한다. 각 후보들은 전대를 코앞에 놓고 막판 표심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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