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의 Defence]퇴짜맞은 군인… 3년새 네배 늘었다
군복무 중 현역복무 부적격자 판정을 받고 제대하는 병사는 2012년에는 1057명, 2013년에는 1419명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3328명, 지난해에는 4572명으로 늘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A소령은 지난해 자신의 중대에서 군복무중인 병사 2명을 제대시켰다. 한 명은 부대에 적응을 하지 못했고, 한 명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등 인성에 문제가 있어 대형사고를 불러올 것 같은 불안감에서다. 몇해전만 해도 개인면담 등을 통해 타일렀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바로 현역복무부적격자 심의를 받기만 하면 된다. 진급을 앞둔 A소령의 입장에서는 문제의 장병을 이끌고 가는 것보다 제대를 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현역복무부적격자 절차를 줄인 '병영문화 혁신안' 을 내심 환영하고 있다.
# 군입대를 꺼려했던 B상병은 입대전까지 다양한 병역회피 수단을 써왔다. 하지만 결과는 현역입대. 결국 B상병은 전방부대에서 근무를 하기 시작했지만 제대를 꿈꾸고 있다. 매일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찾아가 '죽고 싶다'라는 등 자살충동을 토로한다. 결국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은 자살이나 자해 가능성이 있는 자로 분류해 현재 사단 현역복무부적합 조사심의에 회부중이다.
군복무 중 현역복무 부적격자 판정을 받고 제대하는 병사가 급증하고 있다. 3년전보다 네배나 늘어 올해 5000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복무 중 현역복무 부적격자 판정을 받고 제대하는 병사는 2012년에는 1057명, 2013년에는 1419명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3328명, 지난해에는 4572명으로 늘었다. 올해 6월 현재 2650명으로 나타나 5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복무 부적격자 판정 수가 2014년을 기점으로 늘어난 것은 당시 28사단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으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군당국이 발표한 '병영문화 혁신안' 때문이다. 군당국은 당시 병무청 징병검사 단계부터 현역 복무에 부적합한 자원을 걸러내고 입대 후 적응장애를 겪는 병사를 조기에 전역시켜 문제 소지를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절차도 줄였다. 군의관 소견서, 그린캠프 의견서를 없애고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의견서를 대신 제출토록 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장병은 관리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현역복무부적합 조사심의나 군사령부 전역심의를 통해 전역을 결정하도록 했다.
여기에 군 복무적응 곤란자의 대상도 지난해 12월 복무부적응자(게임, 인터넷 중독 등), 저능아 에서 복무부적응자, 경계선지능 및 지적장애, 자살ㆍ자해 가능성이 있는 자로 변경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 증시 왜 이렇게 뛰나"…코스피 랠리에 이탈...
복무 부적격자의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하자 대상자는 급증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 점을 악용해 조기제대를 신청해 병역의무를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의관 등 전문적인 소견서가 필요없고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상담결과 등 주관적인 판단이 담긴 의견서만 제출하다보니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는 자살 자해가능성이 있는 자를 대상자로 포함시켜 올해 현역복무 부적격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