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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詩] 새의 기원/주영중

최종수정 2016.07.27 10:58 기사입력 2016.07.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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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버스가 속도를 높이자
 창 위로 빗물들이 기어 온다
 물은 비늘이 되고 깃털이 된다
 물은 자꾸 자란다
 아득한 속도가 날개를 돋게 했다
 내 진화의 속도는 물과 같다
 푸른 혈관 속에서 물이 소용돌이친다
 새로 돋은 물의 날개가
 물이 세운 나무에서 물이 세운 나무로
 내 활강의 자세는 거칠지만 고요하다
 느리지만 아름답다
 나는 물의 사내,
 춤을 추듯 투명하게
 첨병처럼 자유롭게
 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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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온다. 비가 온다. 비가 오는 오후다. 비가 오는 오후에 난 베란다에 앉아 비 구경을 한참이나 한다. 비는 비 위로도 내리고 비 아래로도 내린다. 비는 저 홀로 내리기도 하고 비 옆에서 비와 더불어 내리기도 한다. 어떤 빗방울은 베란다 창에 매달려 있다가 다른 빗방울과 함께 주루룩 미끄러진다. 빗소리 사이로 친구들이 꺄르륵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비가 오니 참 좋다. 그리고 빗소리를 들으며 이런 아름다운 시를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달리는 고속버스 창가에 매달린 빗방울을 본 적이 있는가. 고속버스의 속력이 점점 높아질수록 올챙이처럼 이리저리 유리창 위를 헤엄치던 그 빗방울들 말이다. 주영중 시인은 그걸 물고기의 "비늘" 혹은 새의 "깃털"이라고 적는다. 그리고 가만히 상상해 본다. "물의 날개"를 단 고속버스가, 아니 내가 "거칠지만 고요"하게 날고 있다고, "첨병처럼 자유롭게/길을 열고 있다"고. 문득 비 내리는 아파트 단지 사이로 누군가가 씨익 웃으며 날아가고 있다. 채상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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