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민영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 경영권 포기에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마저 훼손될 위기에 직면했다. 쉰들러 홀딩 AG가 지난 2014년 제기한 7500억원 규모 주주대표소송 판결기일이 한 달 앞으로 닥친 탓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쉰들러가 현 회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의 1심 변론을 마무리하고 내달 24일 판결하기로 했다. 쉰들러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이후 2년반 만이다. 최초 소송가액 7180억원은 법정 지연이자 등이 합쳐져 총 7534억원으로 불었다.

쉰들러는 2006년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해 2대주주(당시 보유지분 25.5%)에 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로 현재 쉰들러의 지분은 17.1%로 낮아졌다.


쉰들러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손실을 떠안겼다며 2014년 1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 회장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맺은 파생상품계약으로 718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파생상품계약은 현대상선의 주가가 일정가격 이하로 하락하면 담보제공 회사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현대그룹은 파생상품계약이 주주이익을 침해하지 않은 계약이었다며 쉰들러의 주주대표 소송에 대해 '이유 없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더욱이 쉰들러는 지난해 말 스위스 정부를 앞세워 현대그룹을 압박하기도 했다. 당시 요르그 알로이스 레딩 주한 스위스 대사는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 사이의 분쟁에 개입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달 수원지방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현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대주주 지분율이 26.10%에 불과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무리한 자금지원에 나서 분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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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올 상반기 용선료 협상 등 어려운 과정을 마무리하고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을 분리한 현 시점에서 그룹의 지속적 경영의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라며 "법원의 선고 금액이 클 경우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판결이 안 나온 시점에서 이 같은 민사소송은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고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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