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김재호의 생명이야기]<1>건강한 삶

최종수정 2016.07.15 16:56 기사입력 2016.07.15 16:56

댓글쓰기

빠른 고령화로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82세를 넘었지만 안타깝게도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는 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삶을 유지한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65세에 불과하다. 건강수명을 평균수명에 근접시키는 비법은 없을까? 아시아경제TV와 아시아경제 미래디자인연구소는 오랫동안 여기에 대한 해답을 탐구해온 김재호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의 칼럼'생명이야기'를 게재한다. 김 교수는 암투병중인 아내 수발을 위해 암을 공부하며 많은 의학지식을 터득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가 잘 알려주지 않는 불편한 진실도 많이 발견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꼭 살려내야 했기에 독하게 의학공부에 매달린 결과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투병 중에 아내가 쓴 시와 사진 등을 모아 '사랑이 힘들었습니다'라는 유고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애절한 사랑이야기이기도 한 '생명이야기'는 100세 시대 건강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처럼 특수한 상황에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건강을 삶의 최고의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히 살고 싶어 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몸만 아프지 않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과연 그럴까?

세계보건기구(WHO)는 1946년에 제정한 헌장 서문에서 건강을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이며,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라고 정의하였고, 1984년에는 건강을 정의함에 있어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다음에 ‘영적’ 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킬지에 대한 논의를 거쳐 헌장을 개정하지는 않았지만, ‘영적’이라는 단어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것을 회원국들에게 권장하였다.

WHO의 건강에 대한 이러한 개념 정의에는 정신질환은 차치하더라도 육체적인 질병의 경우에도 질병의 원인이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차원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제에 근거를 두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육체적 건강도 정신적, 사회적, 영적 상태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므로 육체적인 질병을 독립적으로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과학의 발달은 건강에 대한 이러한 정의가 맞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인간의 세포는 2만8000개 정도의 유전자, 즉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의 네 종류의 염기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유전자가 구조적으로 변질되거나 기능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질병이 생기고, 지난 2003년 4월에는 각종 질병별로 변질된 유전자의 위치까지 찾아내어 보여주는 유전자지도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WHO는 이와 같은 유전자 변질로 인한 질병을 비감염성 만성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 NCD 또는 chronic diseases)이라 부르고, 최근 인류의 사망원인 가운데 60%이상이 이러한 생활습관병에 기인한다고 한다. 이것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유전자를 변질시켜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함으로써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강조하고, 각 국 정부가 잘못된 생활습관의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어떠한 생활습관이 어떤 유전자를 어떻게 변질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연구성과가 충분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유전자의 변질에 대해서는 유전자학(genetics)과 후성유전자학(epigenetics)의 발전을 통해서 많은 사실들이 밝혀지겠지만,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변질이 잘못된 생활습관에 있음을 알면서도 현대의학은 유전자를 모르던 시절에 사용하던 증세치료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할까? 어떠한 질병도 현대의학이 다 해결할 수 있다면 개인은 살던 대로 살면서 의료비용만 준비하고 있으면 된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의학은 그런 수준에 와 있지 못한데, 그 해결방안을 찾아낼 때까지 기다리다 죽을 것인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잘못된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도 건강의 증진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들을 사람들은 알고 있으며, WHO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들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서 정부도 건강관련 각종 단체도 적극 노력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