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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은 개·돼지"vs "과음상태 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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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민중은 개·돼지다""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47)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그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수많은 네티즌이 참여하는 등 국민분노가 거세다. 정치권도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을 모독한 나 기획관은 더 이상 공무원 자격이 없다”며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의 발언을 실언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파문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나 기획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일간 신문사 기자들을 만나 술을 곁들여 저녁 식사를 하면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해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 미국은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면서 "(구의역에서 죽은 아이가)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는 것은 위선이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을 거쳐 3월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식사 자리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기획관은 참석자들에게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신문사를 찾아가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육부 역시 '취중실언'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이 과음한 상태로 논쟁을 벌이다 실언을 했다"면서 "소속 공무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에 대해 9일 대기발령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국민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교육부 고위 관료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즉시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10만명을 목표로 나 기획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네티즈들은 "우리는 짐승이 아니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영화 '내부자들'에 그런 대사가 있고, 양극화 현상이 있으며, 개인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고위 공직자가 이런 말을 입에 올린 것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나 기회관의 발언은 취중 실언이 아니라 박근혜정부 관료 사회에 뿌리박힌,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진의'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다른 교육계 인사인 한국장학재단의 안양옥 이사장이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들)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망언의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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