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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위기극복, 우리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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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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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성큼 다가 왔다. 여름도시 부산은 해운대를 시작으로 주요 해수욕장이 문을 활짝 열고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도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피서객의 발길이 줄을 이을 것이다. 부산을 찾는 많은 분들이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확 날려버리고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달콤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바란다.

철학자 칸트는 "노동 뒤의 휴식은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이라고 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갖는 휴식은 언제나 큰 힘이 된다. 평소 직원들에게도 일찍 퇴근해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고 황금 같은 휴가도 눈치 볼 것 없이 맘껏 다녀오기를 권장하고 있다. 잘 쉬어야 집중력 있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뤄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시간에 쫓기며 일에 파묻혀 지내는 것보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며칠이라도 신나게 노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길이라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로서 올 여름휴가철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를 둘러싼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은행은 선진국의 경제성장세 약화, 원자재 가격 하락, 교역 둔화 등을 이유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카우시크 바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광범위한 리스크로 인해 경기 회복이 탈선할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8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의 균형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라가르드 IMF 총재가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로 대변되는 이른바 '새로운 평범(new mediocre)'에 빠진 세계경제의 위기를 반복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인식이다.

게다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제주체들의 불안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브렉시트(Brexit) 이슈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또 한 번 크게 요동쳤다. 조만간 시장의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형 이벤트가 계속 이어지고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돌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경제도 불안하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세가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데 이어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등 경기부양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17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생산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투자 감소와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ㆍ해운업을 비롯한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는 현재 구조조정 체계를 3개 트랙(three track)으로 나눠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상당수의 한계기업이 자원 배분을 왜곡해 경제 전체에 부담을 주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하루빨리 곪은 부분을 도려내고 경제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층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다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옥석가리기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라틴 격언에 '바람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노에 의지하라'는 말이 있다. 우리 경제에 때 아닌 겨울 삭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금은 하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거센 파도를 헤치며 힘차게 노를 저어야 할 때다. 올 여름이 유난히 숨 막히고 힘겨운 시간이 될지 싱그럽고 생기 넘치는 시간이 될 것인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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