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前 육사 교수 '탄환' 사건, 전역 후 재판은 누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대법 "군용물 절도는 군사법원 담당, 나머지 범죄는 서울중앙지법이 담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탄환' 불출 혐의(군용물 절도 등)로 기소된 육군사관학교 교수 출신인 김모씨가 전역했다면 재판은 군사법원과 일반법원 중 어느 쪽이 담당해야 할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이러한 의문에 대해 의미 있는 선고를 내렸다. 특정 사건에서 일반법원과 군사법원이 관할을 놓고 경합할 경우 '일반 범죄' 부분은 일반 법원에서 재판권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육사 교수 시절인 2009년 10월과 11월, 합계 300발의 탄환을 2회에 걸쳐 불출해 외부업체 직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군용물 절취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2009년 12월 외부 업체 부탁을 받고 실험결과를 허위로 기재한 육군사관학교장 명의 시험평가서 36장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김씨는 전역 후 외부업체 사내이사가 돼서 2010년 3월부터 2012년 5월까지 9회에 걸쳐 허위 시험평가서를 공사 담당자에게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11년 1월 허위 내용을 기재한 수입허가신청서를 방위사업청 직원에게 제출하고 그 허가를 받아 탄환을 수입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화약류 수입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

대법원

AD
원본보기 아이콘

검사는 김씨에 대해 군용물절도죄,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 방위사업법위반죄로 서울중앙지법에 공소를 제기했다. 문제는 김씨 사건에 대한 재판을 어느 곳에서 담당해야 하는 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피고인과 검사는 피고인이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됐으므로 일반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주장한 반면, 군사법원에서는 군용물절도죄는 민간인에게도 군형법이 적용돼 군사법원에서 재판권을 갖는 범죄에 해당하므로 재판권은 여전히 군사법원에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 측은 대법원에 '재판권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냈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권순일)는 16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대법원은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 중 군용물 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재판권이 있다"고 선고했다. 이러한 판단에 대법관 9명이 공감했고, 4명은 반대했다.

대법원은 "일반 국민이, 비록 예외적으로 군형법이 적용되는 군형법상의 범죄를 범해 군사법원이 그 범죄에 대한 재판권을 가지게 됐다고 하더라도 군형법상의 범죄와 경합범으로 공소제기 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재판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고,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여전히 일반 법원에서 재판권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대법관 다수 의견은 "(헌법이) 국민이 군사법원에서 재판받지 아니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취지에 비춰 이를 확장해석하거나 유추적용 해 헌법이 정하는 권리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돼서는 안된다"면서 "일반 법원이나 군사법원은 그 사건 전부를 심판할 수 없고, 특정 군사범죄 외의 다른 범죄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병대, 김창석, 김신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헌법의 정신에 비추어 일반 범죄에 대해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에 대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하도록 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재판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기택 대법관은 "군사법원법과 군형법에 의한 일반 국민에 대한 재판권 규정은 일반 국민에 대한 일반 법원의 재판권에 대한 특별규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정 군사범죄에 대해 군사법원이 신분적 재판권을 가지는 이상 해당 일반 국민이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에 대한 재판권은 군사법원이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군사법원의 일반 국민에 대한 재판권이 확장되는 것을 제한하고, 군사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으로부터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