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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원뱅크 '축배' 대신 신발 끈 조여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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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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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아직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옛 하나ㆍ외환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통합해 진짜 '원뱅크'가 된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5일 그룹 임원 모두를 경기도 용인 연수원에 불러모았다. 은행 간의 전산시스템 통합은 통상 2년 이상 걸린다는 게 금융권의 정설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를 9개월 만에 끝냈다. 더구나 전산통합 이후 별다른 사고도 터지지 않았다. 임원 워크숍은 고생한 임원들끼리 축하를 하는 자리로 기대할 만했다.

하지만 자축은 없었다. 이날 김 회장 얼굴엔 어느 때보다도 긴장감이 흘렀다. 그는 아침 7시30분, 통합은행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주제로 시작된 토론이 밤 9시30분까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토론회 시간 동안에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게 연수에 참석한 임원들의 전언이다.

꼬박 14시간 동안 토론을 지켜본 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원뱅크의 통합시너지를 그룹 전체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더인 임원이 목숨 걸고 주인정신을 발휘하고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KEB하나은행의 전산통합 성공을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두 은행의 전산 통합으로 3년간 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과 함께 자산관리와 외환이란 두 은행의 강점을 그룹 전체로 확산시킬 계기를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이다. 초저금리의 장기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환경에 통합 시너지의 빛이 바랠 수 있어서다. 물리적 통합보다 더 어려운 화학적 통합을 반드시 마무리 시켜야 한다는 것도 김 회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옛 하나ㆍ외환의 인사ㆍ복지ㆍ노조의 통합과 융합은 초일류 글로벌 금융그룹의 도약을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최근 들어 임원들에게 "자신감을 갖되 긴장감을 버려선 안 된다"는 말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김 회장은 "급격히 위축되는 대내외 시장환경 속에서 지금은 이런 성취감을 잠시 뒤로하고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의 방 앞에 걸려 있는 'Joy Together'라는 문패처럼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기 위해선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일 때라는 의미인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9개월간 전 조직이 전산통합에 매달려 100%에 가까운 안정적인 통합을 이뤄냈는데, 이런 힘든 작업 직후 자칫 조직이 풀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 김 회장이 긴장감을 더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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