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제4세력, 어느 것도 험로…고민 깊어질 듯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의 첫번째 선택지로는 더민주가 꼽힌다. 아직까지 더민주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계보 의원들이 당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에서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등 각종 요직을 꿰차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는 머릿수라는 '수(數)의 논리'를 감안한다면, 이처럼 더민주 당내에 탄탄히 자리 잡은 계보 의원들의 존재는 손 전 고문의 대선가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총선을 통해 당의 주류임을 재확인한 친문진영, 대선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준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존재는 손 전 고문으로서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게다가 더민주 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 '쟁쟁한' 잠룡들도 여전하다.
특히 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 등을 상대로 '노골적'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이난영 가요제에서 손 전 고문을 만나 50여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입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 전 고문과 호텔 커피숍에서 약 50분간 대화하면서 함께하자고 제안했지만 손 전 대표는 소이부답(笑而不答), 더민주 당적을 유지하느냐는 저의 물음에 '그렇다'고 했다"며 "그러나 손 전 고문은 향후 자신의 문제에 고민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저는 느꼈다"고 말했다.
중도세력 등을 결집, 제4세력을 구축하는 방안도 손 고문의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정가에서는 손 전 고문이 여권 내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진영 등과 손잡고 새 정치결사체 구성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역의원이 없는 제4세력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적이 없다는 전례 등을 감안할 때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역대 대선에서 지역기반이나 탄탄한 의석을 갖추지 않은 세력이 승리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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