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광주트라우마센터(센터장 강용주)가 지난 17일과 18일 옛 전남도청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데도 5월이 되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생각이나 그림이 떠오른다.’는 질문에 79.1%가 ‘그렇다’이상으로 대답했다. 또한 '5월이 되면 무엇인가 불안하고 우울하다.’에 65.8%가 ‘그렇다’이상으로 답변했다.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실시한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의 이번 설문 조사 결과는 5·18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이 당시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 뿐 아니라 끔직한 참상을 목격한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며, 35년이 지난 지금도 그 후유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80년 5월을 경험한 사람들이 여전히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고, 5월에 대한 분노와 아픔, 소외감 등의 상처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광주시민의 상당수가 ‘오월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오월 증후군(May Syndrome)’은 1990년 당시 전남대 심리학과 오수성 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1980년 5월을 경험한 광주시민, 5·18관련자와 가족 등이 5월만 되면 불안하고 답답하며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증상을 말한다.
또 다른 설문 참여자는 "5월만 되면 군인들이 여자건, 학생이건 무참히 패고 죽였던 장면이 자주 떠오른다”며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국민을 죽일 수 있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에 강용주 센터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최초 발포 명령에 관한 진실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 시민들의 분노를 키우는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5?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평가하여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광주의 오월증후군을 치유하는 데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문 참여인원은 총 173명으로 남성 125명(79.1%), 여성 33명(20.9%)이였고(결측치 15명 제외), 연령대는 70대가 49명(31%), 50대가 44명(27.9%), 60대가 41명(26%) 순으로 많았다.
참여자 중 1980년 5월 목격이 95명(60.1%), 시위참여가 61명(38.6%), 부상이 28명(17.7%), 기타가 17명(10.8%), 연행·구금이 14명(8.9%), 구속이 9명(5.7%) 등이었다(중복 답변).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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