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SE, 보급형 표방하나 50만~60만원대…국내판매 미미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애플의 보급형폰 '아이폰 SE'의 국내 판매가 2주차에 접어들었으나 시장 반응은 잠잠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혁신형 최신 프리미엄폰과 싼 가격이 매력인 보급형폰으로 크게 양분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SE가 어느 쪽으로도 제대로 포지셔닝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SE는 출시된 지 10일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1만대 전후의 판매를 거두는 데 그쳤다. 한창 '신제품 효과'가 있어야 할 시기인 데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화제가 됐던 애플의 새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현재도 아이폰 SE 16기가바이트(GB) 모델 일부 컬러를 제외하고는 재고가 없는 상황이나 그만큼 소비자 관심도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들어온 물량이 적기도 했지만,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면 추가 물량을 받을 텐데 제품 관련 문의도 딱히 없다"며 "이로 인해 추가 물량을 들여오는 데도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 '갤럭시S7', LG 'G5', 애플 '아이폰6s' 등과 같이 각사의 정체성과 최고의 기술력이 담긴 혁신형 프리미엄폰을 소비하거나, 20만~30만원대의 출고가로 공시 지원금을 적용하면 사실상 공짜폰이 되는 보급형폰을 소비하는 형태로 크게 양분화됐다. 이 시장에서 아이폰 SE는 보급형폰으로 포지셔닝한 가운데 이동통신 3사 출고가를 50만~60만원 선으로 책정하면서 양분화된 시장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애플에 바라는 것은 잡스식 혁신을 담은 새로운 제품"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격을 국내 중저가폰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책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이번 아이폰 SE의 미적지근한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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