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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캄보디아의 마음을 얻어라"…불꽃 튀는 한중일 원조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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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캄보디아의 마음을 얻어라"…불꽃 튀는 한중일 원조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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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캄보디아)=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지난 10일, 캄보디아 프놈펜과 베트남 국경을 잇는 최단 도로인 21번 국도. 왕복 2차로 총 64㎞ 구간인 이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은 포장도로와 자갈, 흙이 깔린 비포장도로를 번갈아 만아야 했다. 차가 지날 때마다 흙먼지가 날려 차창을 내릴 수도 없었다. 캄보디아의 가장 중요한 국도 가운데 하나임에도 불구 오랜 내전으로 도로는 망가진 모습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이 도로가 새단장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시작해 1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21번 국도 개선공사'는 내년 10월까지 30개월간 55㎞의 도로를 확장하고 포장한다. 이 구간에 새로 설치하는 크고 작은 다리만 42개다. 공사가 끝나면 현재 3000대 가량인 하루 교통량이 50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사에 투입되는 돈은 4074만달러(456억원). 이 자금은 우리나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지원한 차관으로 충당하고 있다. 공사 시공과 감리는 우리나라의 한신공영, 다산컨설턴트가 각각 맡고 있지만 현장 근로자는 대부분 현지인들을 채용했다.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캄보디아에 지원한 EDCF 사업은 7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3억5000만달러는 도로 등 교통인프라 개선사업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경제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도로, 물, 전기, 인재 등을 꼽고 있다.

캄보디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막대한 차관을 받고 있다. 한중일 모두가 캄보디아와의 협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외교·안보·경제 분야의 전략적 이해관계 때문이다. 중국은 인도차이나반도를 거쳐 곧바로 인도양으로 접근하기 위해 이곳에 공적개발원조(ODA)를 쏟아붓고 있다. 일본은 인도차이나의 중심에 있는 캄보디아를 동서로 연결해 동남아 경제권에 대한 장악력을 늘려가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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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진 주 캄보디아 대사는 "중국의 송유관을 남북으로 연결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고, 일본이 캄보디아 1번, 4번 국도 건설에 차관을 제공하는 것은 인도차이나반도의 동서를 잇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동남아시아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 0.01%의 이자율로 15년 거치 40년 상환 등의 조건으로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물량공세에 맞서 차별화된 원조로 현지 정부와 주민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조찬수 다산컨설턴트 현장소장은 "중국은 2010년부터 캄보디아에 대해 본격 원조에 나서 엄청나게 많이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중국 근로자들이 와서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반면 우리는 현지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캄보디아에 전수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도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펭 소비체아노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MPWT) 차관은 "캄보디아는 한국의 197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원조를 받아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의 경험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프놈펜(캄보디아)=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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