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당국과 채권단이 주도하는 조선과 해운업종 구조조정이 3대 핵심 요소가 빠진 채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전제로 금융과 고용대책을 지원하겠다는 원칙만 있을 뿐 구체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불만이다.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가 부재(不在)한 가운데 방법론에서는 대규모 감원이라는 인력 구조조정에만 매몰되고 있다. 고용안정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대량 실직 사태에 따른 메가톤급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컨트롤타워가 없다=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조선 해운 업계는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할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구조개혁은 지난해 말 정부가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을 5대 취약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지만 컨트롤타워가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인력만 자르는 구조조정=정부는 조선ㆍ해운 업체 간 강제 합병이나 사업 부문 간 통폐합 등 '빅딜(Big Deal)'을 논의하지 않는 대신에 인력 구조조정, 비용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000명을 감원한 대우조선해양은 더 많은 인력을 내보내고 급여와 복지, 경상비 등을 줄여야 한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거제는 조선업 침체에 따른 '2만여명 감원' 예고라는 현실적인 위기감이 감돈다.
현대중공업도 전체 인원의 10% 이상인 3000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운에서는 채권단이 각 사가 사활을 걸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도 용선료 인하 없이는 아무런 지원이 없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이미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양 사 인력이 3000여명 수준이지만 채권단 요구로 더 줄여야 한다.
또한 실직자들이 이전 수준과 같은 임금, 복지의 사업장으로 재취업하는 길은 어렵다. 경기 상황과 소비 여건 등을 감안하면 창업도 어렵다. 조선과 해운에서 시작한 감원의 바람이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이른바 5대 취약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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