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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규제 다풀 '역세권 청년주택', 호객은 일단 성공했는데…

최종수정 2016.04.28 16:05 기사입력 2016.04.2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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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 시장이 26일 열린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설명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26일 열린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설명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역세권 2030 청년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서울시가 본격 팔을 걷어붙였다.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을 고밀 개발해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청년들에게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직접 나섰다. 지난 26일 시청에서 설명회를 주관했다. 호객(呼客) 효과는 상당했다. "역세권 규제를 풀어 더 많이 개발할 수 있게 해주고 늘어난 만큼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에, 실제 땅주인이나 부동산개발업체에서는 꽤 큰 관심을 보였다. 300명 가까운 인원이 몰렸고, 현장에서 나눠준 검토신청서는 부리나케 동났다.

박 시장의 설명대로 주거난, 그중에서도 청년층이 겪는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주거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데 시민 상당수가 공감하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다만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건 일선 현장에서 이런 방식의 개발사업이 작동할지가 확실하지 않아서다. 절차적 근거가 아직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정책을 세부적으로 설명한 팸플릿 맨 뒷장에 적힌 "본 자료는 입법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수 있다"는 한줄짜리 문구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먼저 시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간 서울시가 지켜온 도시계획 원칙과 기준을 벗어난 정책인 만큼 신중히 들여다볼 사안임에도 시장이 나서 마치 모든 준비가 다 된듯 대시민 설명회를 연 것은 절차상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박 시장도 이 정책의 핵심인 각종 규제완화나 용도지역 상향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서울시 설명을 들어보면, 역세권2030 청년주택 정책은 상위법령과 충돌하지 않고 조례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용도용적제를 적용하지 않거나 조례에서 정한 건폐율 등이 법령보다 낮으면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근거가 될 조례를 이달 초 입법예고하고 설명회 하루 전인 지난 25일 마감했다.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은 따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월 시의회 정례회에서 안건이 올라갈 예정인데 현재로서는 원안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해당 상임위 관계자는 "특정 민간부지에 특혜성 혜택을 줘 기존 틀을 무력화하는 데 대해 상임위원 다수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며 "조례가 어찌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민간사업자를 상대로 당장 정책이 작동할 것처럼 알리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관련 법령을 다루는 국토교통부도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도지역 상향과 같은 수단은 시 도계위 차원에서 가능하다"면서도 "관련 규제완화방안이 어느 법령을 근거로 할지 명확해야하는데 아직 직접 협의한 적이 없어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 건, 당초 서울시의 발표와 정책이 달라졌을 경우 일선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역세권 2030청년주택 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민간이 참여해야한다는 전제가 붙는데 중간에 말이 바뀌면 관심을 보이던 사업주도 돌아설 수밖에 없다.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서든, 이해관계가 얽힌 정책에 의도적으로 추진동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든 '치고 나가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절차상 하자로 좋은 취지가 바래는 일을 우리는 수없이 지켜봐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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