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변비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변비환자 10명 중 4명 정도는 변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변비로 진행돼 질병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배변활동은 단순히 몸속의 찌꺼기를 내보내는 것뿐 아니라 우리 몸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배변할 때 불편함을 겪으면서 일시적 증상으로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참거나 변비약,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임의로 약을 복용하면 대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져 오히려 만성변비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를 받은 환자 중 33.1%는 민간요법이나 변비약에 의존하고 있었다.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15%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줘야 하거나 변의를 느끼는데 시원하게 변을 보지 못해 불편한 상태만을 변비라고 생각한다. 배변량이 많더라도 배변횟수가 주 3회 이하거나 주기가 불규칙하다면 대장의 운동력이 약해져 생기는 '이완성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변비약은 변의 형상을 부드럽게 하거나 부피를 부풀려 배변을 쉽게 해 준다. 항문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배변 중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습관적이고 과도한 변비약 복용은 몸에 해롭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변비약은 오래 복용한다고 해서 모두가 내성이 생기지는 않는데 만성화되면 변비약을 끊었을 때 변비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민상진 메디힐병원 원장은 "변비약에 길들여지면 약 없이는 대장이 운동하지 않는 '게으른 장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고 변의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완성 변비가 지속돼 만성변비로 진행될 수 있다"며 "만성변비로 대장 내 숙변이 쌓이면 혈압이 올라가고 뇌출혈이 올 수 있으며 치질, 직장암, 대장암 등 심각한 대장항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신의 변비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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