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쇄신파의 반발로 한발 물러서자 당 기능이 '올 스톱'된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자진사퇴하면서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할 권한을 이행 받은 인사가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당이 당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26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의 비전을 논의한 뒤 당선자 총회를 열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된다"며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절차를 감안하면 (원내대표 선출은) 5월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초가 되어야 비대위위원장을 맡을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위원 인선 등 비대위 구성까지의 시간을 염두에 둔다면 다음달 20일로 종료가 예정되어 있는 임시국회에서 정책적 대응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뚜렷한 구심점이 없이 계파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도 새누리당의 고민거리다.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던 17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추대하고 '천막당사'로 상징되는 쇄신작업을 통해 당을 수습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번 20대 총선을 통해 김무성·오세훈·김문수 등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대선주자들이 추락하자 계파별 경쟁만 심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당권 경쟁은 내년 대선 경선의 관장할 예정이서 계파들의 절박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선장'을 잃은 새누리당의 혼란은 비대위원장 선출이 예정되어 있는 다음 달 초까지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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