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의 선두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마냥 축배를 들 상황이 아니다. 경선은 종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두 후보는 아직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지 못했다. 막판까지 피말리는 총력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뉴욕주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291명과 95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대형주다. 트럼프는 특히 모든 선거구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 95명을 모두 독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반면 사전 여론조사에서 20% 안팎의 지지율로 사전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3위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독식을 저지하는 데 주력해왔다.
한편 치열했던 뉴욕 경선의 과정만큼 두 두 선두 주자들의 앞길도 평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는 대선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는 뉴욕 경선이전에 755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후보 확정을 위한 과반수인 1237명에는 크게 못미쳤다.
클린턴 전 장관도 당초 낙승 예상됐던 뉴욕주에서 막판 샌더스 의원의 맹추격을 허용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주에서만 2차례 상원의원을 지내며 뉴욕을 텃밭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7연승을 거둔 샌더스 의원이 여세를 몰아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20% 포인트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CBS 방송 조사에선 클린턴(53%)과 샌더스(43%)의 격차가 10% 포인트로 좁혀지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측은 하루 빨리 매직 넘버를 확보해 본선에 집중하려고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좀처럼 샌더스 의원을 멀찌감치 따돌리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각 후보들은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모두 뉴욕 주에 주소지를 두고 있어서 이날 오전 투표장을 찾아 직접 한표를 행사하며 지역 연고를 과시했다.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투표를 마친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며칠간 뉴욕 주민들을 만나며 멋진 시간을 가졌다"며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드러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맨해튼 거리를 직접 걸으며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지지세 결집에 집중했다. 샌더스 선거 캠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선거 자금 법률을 위반했다며 비판하는 한편 "투표율이 올라가면 승리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의 적극 투표를 독려했다.
트럼프는 뉴욕 시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를 마친 뒤 "오늘 압도적인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지켜보자"며 여유를 보였다. .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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