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객기 공중납치…테러 아닌 개인적 동기(종합)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29일(현지시간) 납치됐다.

이집트 언론과 A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승객과 승무원 등 81명이 탄 이집트항공 MS181편이 이날 오전 출발 직후 공중에서 납치됐다. 여객기 탑승자는 당초 62명으로 알려졌다가 승무원을 포함해 81명으로 수정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이집트 언론들은 이 비행기에 미국인 10명과 영국인 8명, 시리아인 1명 등이 탑승해 있었다고 전했다. 나머지 탑승객들은 모두 이집트인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납치범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관제탑과 교신했으며 키프로스 공항에 착륙할 것을 요구했다. 라르나카 공항측은 20분 뒤 착륙을 허가 했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 등은 납치범이 기장에게 "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납치범은 라르나카 공항에 도착한 뒤 외국인 승객 4명과 승무원 6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대부분을 풀어주고 이집트, 키프로스 당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납치 동기는 당초 우려됐던 테러보다는 개인적인 동기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키프로스 공영 방송 CYBC는 납치범이 키프로스인 전처를 두고 있으며 아내에게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가 공항에서 통역을 요구하며 정치적 망명 허용을 언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부 언론들은 이 남성의 국적이 이집트라고 전했으나 키프로스 언론들은 20대 후반의 리비아 국적자라고 전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라르나카 공항은 현재 폐쇄됐으며 모든 항공편은 우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피랍 여객기에 한국인 탑승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니코스 아나스타시데아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테러 가능성을 일축했으며 전처와 재결합을 원하는 납치범의 치정에 따른 범행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인질의 신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