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오후 블룸버그 통신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불름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불출마의 변을 ‘트럼프 불가론’에 초점을 맞춰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독자 후보 출마로 인해 3자구도가 형성되면 ‘미국의 안보와 안정을 위협하는 공화당 유력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결국 유리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내가 감당할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슬림 입국 금지, 중국및 일본과의 무역 분쟁, 백인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KK) 지도자에 대한 유화적 입장을 취한 트럼프의 행동을 조목조목 거론하면서 우려스럽고 충격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전시장은 “이런 행동들이 결국 우리(미국)를 분열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우리의 도덕적 리더십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앞으로 자신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분열적 공약'을 내놓는 후보는 거부하라는 호소는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공화당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트럼프 불가론’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무소속 후보로 나서는 블룸버그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TV 광고도 이미 제작을 마쳤고, 미 전역에서 여론조사도 수차례 실시해왔을 정도로 꼼꼼한 준비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미국 정가에선 블룸버그 통신을 창업한 억만장자인 동시에 뉴욕 시장을 세번이나 연임한 그가 독자 출마할 경우 민주ㆍ공화 양강 구도에 큰 변화가 몰고올 것으로 관측해왔다.
그런 점에서 블룸버그 전시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의외다. 하지만 최근 미국 대선 지형이 최근 급격히 요동치면서 블룸버그의 결심도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내심 출마 결심을 굳힌 올해 초만해도 공화당의 트럼프와 함께 민주당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돌풍이 거셌다. 극단 보수 성향의 트럼프와 자칭 사회주의자인 샌더스 의원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후보가 될 상황에선 블룸버그 전 시장이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지지를 끌어들여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은 이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승기를 잡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지층과 정책 노선에서 상당부문 겹치는 힐러리가 나설 경우 블룸버그 전 시장의 운신의 폭은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블룸버그 전 시장 자신도 “자료를 검토해보니 내가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이기지 못하는 게 확실하다”고 인정했다. 더구나 자신의 출마로 3자구도가 될 경우 최후 승자는 힐러리도 아닌, 트럼프가 될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 섰고 이를 바로 실천으로 옮긴 셈이다. 냉철한 판단력과 결단으로 정평이 나 있는 블룸버그다운 과감한 결정이란 평가가 나올 만하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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