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지방자치단체장이었던 빌 클린턴 미국 아칸소주지사는 1992년 대선에서 이 선거슬로건(Slogan)으로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허버트 부시를 꺾고 일약 대통령직에 올랐다. 세계가 '경제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사건이었다.
새누리당의 경우 경제관료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현역의원 중에서는 경제관료를 지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며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한 김종훈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현역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경제관료로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이 있다.
전ㆍ현직 기업인들의 도전도 새누리당에 집중되고 있다. 최홍 전 ING 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 도전장을 냈고,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과 양희권 페리카나 대표이사도 각각 대구 북구갑, 충남 홍성군ㆍ예산군에 공천을 신청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기업인 출신으로는 쌍용그룹 임원을 지낸 정세균 의원,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아프리카TV로 알려진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 이스타항공을 창업한 이상직 의원 등이 뛰고 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는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 등이 국회 재(再) 입성을 노리고 있다.
특히 더민주는 최근 수혈한 영입ㆍ입당인사를 통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더민주에 영입되거나 입당한 인사 30명 중 7명(23.3%)이 전ㆍ현직 기업인, 경제관료다. 이들 중 대부분은 공천을 신청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어떤 형태로든 출마 할 가능성이 높다.
주목받고 있는 인물로는 고졸 학력으로 삼성전자 상무에 오른 양향자 선거대책위원이 꼽힌다. 더민주 당내에서도 '고졸신화'와 더불어 여성이라는 유리천장을 깬 양 전 상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증권업계의 '돈키호테'로 불렸던 주 전 대표는 출마가 불확실하지만 일단 더민주 총선공약단 부단장을 맡아 경제공약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더민주는 경제전문성 강화를 위해 자신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경제인을 영입하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가 김현종 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이다. 한미 FTA를 주도한 그는 대표적인 자유무역론자로 꼽힌다. 더민주는 김 전 본부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최근 진보적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국민의당 소속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공천신청자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부터 안랩을 창업한 기업인이고, 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은 장병완 의원도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내는 등 야권의 경제통으로 활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