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힐러리, 고비 앞둔 트럼프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지난 20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 경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나란히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지난 주말 경선 결과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후보의 처지는 상당히 엇갈린다.
클린턴 전 장관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맹렬한 추격을 일단 차단하며 큰 고비를 넘긴 반면 트럼프는 향후 공화당 주류들의 거대한 견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비를 넘긴 힐러리=클린턴 전 장관에게 네바다 당원투표(코커스)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클린턴 전 장관 진영은 앞선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의 패배로 위기감에 빠져있었다. 지난 2008년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 당한 역전패의 악몽을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지난 18일 발표된 폭스 뉴스의 여론조사에선 샌더스 의원이 47%의 지지율을 보이며 클린턴 전 장관(44%)을 앞섰다.
하지만 이번 승리로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의 예봉을 피한 것은 물론 대대적인 반격의 교두보도 확보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는 27일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선 샌더스 의원을 여유 있게 앞서 있다. 또 11개 주가 참여키로 한 3월 1일의 '슈퍼 화요일' 경선은 동시다발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탄탄한 전국 조직력을 자랑하는 클린턴에게 훨씬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3월 초반까지 연승을 거둔다면 민주당 경선의 균형추는 클린턴 진영으로 급격히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비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트럼프는 뉴햄프셔에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코커스)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연승을 거뒀다. 확실한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코커스 결과와 이로 인해 형성된 지형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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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번 코커스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득표율은 32.5%에 그쳤다. 압도적인 1등이긴 해도 지지율 자체는 그리 높지 않다. 분열됐던 반대 진영이 뭉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실제로 잠시 주춤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 22.5%의 득표로 2위를 차지하며 공화당은 물론 전국적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불편한 대목이다. 트럼프의 정체성에 문제를 느끼고 있는 공화당 주류가 루비오를 중심으로 뭉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중도 탈락 선언도 트럼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부시 가문'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렸던 공화당 주류와 후원자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루비오 대안 만들기'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샛별로 불리는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최근 루비오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조만간 이에 동참할 것이란 보도도 나온다. 트럼프로선 수면 아래 지각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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