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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상사 스트레스에 '자살'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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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상사를 둘러싼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을 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고영한)는 지방의 한 리조트 직원 A씨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결정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승소 취지로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1995년 1월 리조트 업체 B사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2010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총무과장으로 일찍 승진해 역량을 펼쳤지만, 해당 기업이 다른 업체에 인수된 이후 업무상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A씨는 일정한 보직과 자리도 없이 전기실, 기계실, 프론트, 주방 등을 옮겨 가며 근무했고, 부총지배인의 부당한 업무지시로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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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0년 8월 객실배정에 불만을 품은 고객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욕설을 당했고, 결국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선택했다. A씨 부인은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근로복지공단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 내용 및 시간에 비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과도해 극심한 우울증을 초래할 정도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직장상사와의 관계 등 주위 상황도 망인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망인과 상사와의 관계가 극심한 갈등관계라고 볼 수 없음을 고려하면, 그 소견만으로는 망인이 정신적 이상상태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망인이 보직이 변경된 후부터는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말도 거칠어졌으며 얼굴에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2010년 4월부터는 반노동일이라면서 피곤해했고 과음한 날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잠꼬대로 회사 상사 욕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갑작스러운 담당 사무의 변경 및 변경된 사무로 인한 자존심 손상, 업무에 있어서 상사와의 마찰, 그리고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건에 직면해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를 받게 돼 급격히 우울증세 등이 유발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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