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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답합, 과당경쟁이 부른 화(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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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답합, 과당경쟁이 부른 화(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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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시멘트업체 6개사가 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돼 2000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들 회사의 연매출이나 수익 규모를 감안하면 경영상 타격을 줄 만한 액수다.

국내 대형 시멘트 생산업체는 이번에 담합이 적발된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동양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6개사와 라파즈한라시멘트를 포함한 7곳이다. 이 중 이번에 담합업체 명단에서 빠진 곳은 라파즈한라가 유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멘트업계의 담합은 과당경쟁과 구조조정 지연 등이 불러온 화(禍)이기도 하다. 시장점유율 93%를 차지하고 있는 7대 시멘트업체의 생산능력은 6200만t 규모다.

그러나 현재 연간 생산량은 4500만t 정도로 평균 가동률이 7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가동률이 떨어지다보니 원가부담은 늘었다. 치열한 경쟁으로 수요산업인 건설업계와의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지 오래다.

건설경기가 호황이던 지난 2003년 시멘트 내수는 5830만t 정도였다. 2003년 12월 가격도 t당 6만7000원으로 12년이 지난 현재 가격보다 10% 정도 낮은 데 불과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업계가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2006년 12월 시멘트값은 4만8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2009년 초 가격을 6만7500원까지 회복했지만 얼마 못 가 추락했다. 파괴적인 가격경쟁은 실적악화를 불렀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간 시멘트업계의 누적적자는 8100억원에 달했다.

공정위가 이번에 적발한 시멘트업계의 담합 시기는 2011년 2월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계가 오랜 가격경쟁으로 만신창이가 됐던 시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건설경기를 후퇴시켰고 시멘트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기간을 늘려 2013년까지로 보면 9년간 누적적자는 1조3300억원까지 늘었다. 건설경기 장기침체, 대체재 사용증가 등으로 당시 시멘트내수는 10년 전보다 25% 가량 줄었다.

장기간 경영 침체기를 겪으면서 시멘트 '빅7' 중 한 곳은 매각되고, 다른 한 곳은 새주인을 찾고 있다. 또 다른 한 곳은 워크아웃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6개 시멘트업체가 시장점유율과 시멘트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담합 행위를 했다며 과징금 1994억원을 부과하고, 조사를 방해한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 임직원에게는 1억6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담합 행위 제재 발표이후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부당 공동행위와 관련해 합의 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당시 업계의 경영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읍소했다.

시멘트 6개사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4조원을 조금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 추정액은 4300억원 정도다. 하지만 공정위의 이번 제재로 절반 가까운 금액을 토해내게 됐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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