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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X파일] 아직도 가짜 석유? ℓ당 300원 아끼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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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고장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2011년 9월 '유사 석유' 주유소 폭발사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조 X파일’은 흥미로운 내용의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결과를 둘러싼 뒷얘기 등을 해설기사나 취재후기 형식으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등유는 경유에 비해 ℓ당 가격이 300원 이상 저렴한 반면 디젤 차량에 가짜 석유를 주유하더라도 출력과 연비에는 큰 차이가 없다.”

검찰은 ‘가짜 석유’ 사건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정말 값도 저렴하고 차량 성능에도 큰 문제가 없을까. 겁도 없이 ‘가짜 석유’ 유혹에 빠지면 사법 처리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거액의 돈을 주고 구입한 차량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제44조는 '가짜 석유'를 제조·수입·저장·운송·보관 또는 판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가짜 석유를 주유하는 경우 엔진 고장으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 증가, 유해성분 배출 증가에 따른 대기 환경오염, 탈세로 인한 국고손실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2011년 9월 수원에서는 '유사석유' 저장탱크를 두고 판매하던 주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방재청, 한국석유관리원 등이 현장 정밀감식을 벌인 결과, 주유소 세차장 지하공간에서 유사석유 저장용 5만ℓ짜리 탱크 2개가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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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의 단속이 이어져도 가짜 석유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현직 경찰관이 포함된 4형제가 ‘가짜 석유’를 팔다가 적발돼 충격을 안겨줬다.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안범진)는 대구 일대에서 화물 차주 등을 상대로 가짜 석유를 팔아온 경찰관 A씨와 3명의 친동생 등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들은 2013년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유소 등을 운영하면서 화물 차주들을 상대로 시가 5억2000여만원 상당의 가짜 석유 67만9000여ℓ를 판매한 혐의다. 화물 차주들은 값이 싸다는 이유로 가짜 석유를 이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짜 석유 사건으로 검찰에 기소된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B씨는 전북 김제의 한 주유소에서 등유와 경유를 섞은 가짜 석유 28만6000ℓ(4억6000여만원 상당)를 만들어 전북과 충남 등 주유소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주지법은 지난 8월 B씨에게 징역 1년 6월과 추징금 4억6800여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경찰에 단속된 뒤에도 가짜 석유 판매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석유관리원이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 5월까지 가짜 경유를 팔다가 적발된 업소는 932곳에 이른다. 가짜 휘발유 판매 업소는 59곳이다. 가짜 휘발유보다 가짜 경유 적발 건수가 많은 이유는 제조가 쉽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주유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가짜 석유를 넣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가짜 석유 사용으로 엔진에 이상을 일으켜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가짜 석유를 둘러싼 단속 강화는 물론 처벌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단속되더라도 대부분 실제 업주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판매책들만 입건되고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화물운송업계는 가짜 석유를 주유하고 화물차를 운행하는 비정상적 관행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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