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유지소 시집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다」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유지소의 두 번째 시집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다」가 ‘(주)함께하는출판그룹 파란’에서 발간되었다.유지소는 1962년 경북 상주 출생으로, 2002년 「시작」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제4번 방」이 있으며, 2012년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 상을 수상했다.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다」는 유쾌한 시집이다. 첫 시부터 마지막 시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다. 활달한 어법과 행간을 순식간에 도약하는 상상력, 그리고 문장과 구절과 단어의 반복과 그 반복이 점차 굴절되고 확장되면서 이루어내는 리듬감 덕이다.
AD
그러나 유지소의 새 시집을 단지 스타일이나 형식의 차원에서 주목하고 말 일은 아니다. 보라,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작아지려고 자꾸 발끝을 벼랑 위에 세우는”(?그 해변?) 유지소의 저 숭고하기까지 한 결행을. 자기 자신을 “드디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드디어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까지 밀어붙이는 시인은 이미 죽음을 생짜로 경험한 자(?생일?)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 시인에게 생이란 따라서 한낱 비루하거나 보잘것없는 혹은 한편으로 슬쩍 제쳐 두어도 될 그 무엇이 아니다. 오히려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꽃부리”로 스스로를 결연히 재구축한다. 그러니 간명한 문장에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생의 곡진함과 절절함이 그 음절 하나하나마다 빼곡히 가득찼다. 스스로의 절명마저도 넘어선 선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동훈 인턴기자 hooney53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