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일본과 유럽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기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쪽으로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이 동참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중국은 최근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화폐가치를 떨어뜨려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환율을 달러당 6.449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것은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위안화 가치는 연일 '4년여만에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6거래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낮춰 기준환율을 고시하고 있으며 절하폭은 1%에 달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지난 주말 환율을 관리하는 방식을 기존의 '달러 연동' 대신에 '통화바스켓 연동'으로 바꾸겠다고 시사하면서 추가 위안화 약세 불씨도 당긴 상황이다.
중국이 달러에 연동되는 환율 관리 방식을 완전히 전환할 경우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해 환율이 달러당 7.00위안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발 환율전쟁의 후폭풍이다. 위안화의 추가 하락은 다른 아시아 통화에도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미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발 환율전쟁 위협이 어떠한 후폭풍을 이끄는지 경험했다. 지난 8월11일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1.9% 기습 평가절하하고 12일 추가로 1.6% 또 내리자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발 환율전쟁이 시작됐다는 우려에 심하게 요동쳤다.
한국 원화를 비롯해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가 줄줄이 경쟁적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른 자금유출도 뒤따랐다. 급기야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중국은 환율전쟁에 반대하며 위안화가 계속해서 절하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하며 금융시장 불안감 해소에 나서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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