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대출로 집 사기 어려워진다" 부동산 수요 위축될 듯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 영향 분석…"거시경제만 버텨주면 괜찮다" 지적도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은행 대출로 집을 산 후 몇 년간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갚는 방식은 주된 부동산 매입 수단이 돼 왔다.

14일 나온 주택담보대출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시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부동산 수요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매매 수요가 줄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또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지 않던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소득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대출이 가능해진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대출로 집 사기 어려워진다’는 심리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에서의 금리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냉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이라며 “지금은 집 살 준비가 안 돼 있지만 3년이나 5년 정도 여유기간을 두면 가능한 경우도 대출을 이용해 왔는데 이제는 100% 준비된 사람만 대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매입 수요 감소와 전세 시장 불안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도 “2억원을 대출 받았을 경우 월 이자 50만원만 내다가 원금까지 100만원씩 내라고 한다면 대부분 직장인들은 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출을 못한다”면서 “결국 주택 매입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대구와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부동산 열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DTI 적용을 하지 않아 최저생계비를 활용해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했으나 앞으로는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소득금액증명원, 건강보험료 등의 인정소득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남수 전문위원은 “지방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만 지나면 1순위가 되기 때문에 대출 받아서 여러 채의 아파트를 사는 일종의 투기 세력들이 많았다”면서 “소득을 철저히 증빙하도록 하면 이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도 “소득 증명이 어려운 지방의 자영업자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 중도금이나 잔금 등 집단대출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다는 점은 분양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집단대출에 대한 가계 상환능력 평가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금융당국은 “부동산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은행 스스로 위험 관리를 하도록 했다. 따라서 규제보다는 고분양가나 공급과잉 논란이 분양시장의 주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7일 새벽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번 가이드라인과 맞물려 빚어낼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부센터장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금리가 올라간다는 메시지가 거의 동시에 나온다는 점이 문제다. ‘집 사기 어렵겠다’는 심리적 위축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집값이 급락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덕배 대표는 “위축은 되겠지만 아예 철저히 틀어막는 대출 규제까지는 아니다”면서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내년에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부동산 시장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집값이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보였으므로 내년에는 다소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남수 전문위원도 “전세난 심화와 낮은 금리라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 규제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에도 집값은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이런 대출 규제 대책이 나오면 충격이 컸겠지만 비교적 활황일 때 나왔고 금리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일각에서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올 정도로 거시경제 상황이 불안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다. 거시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