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교사 자격 논란에 '사퇴'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중 교사 한명이 스스로 집필진이라고 공개했다가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교사는 한국사 과목을 담당한 지 9개월 밖에 되지 않아 집필진의 자격과 명단 비공개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교과서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1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집필진 중 한 명인) 김형도 교사가 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국편에 전해 왔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은 서울의 사립학교인 대경상업고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김 교사가 스스로 "국정교과서 집필진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교사는 지난 8일 이 학교 교원들한테 A4 용지 3장 분량의 집단 메시지를 보내 "1월부터 13개월간 역사교과서를 함께 쓰게 됐다"며 "46명과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 또 이 메시지에는 "(집필진이) 모이면 (국편이) 얼마나 비밀을 강조하는지 질릴 정도"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교사는 이 학교에서 9년간 상업 과목을 가르쳐왔으며, 지난 3월부터 처음으로 1학년 한국사 과목을 함께 가르치고 있다. 김 교사는 홈페이지에 담당 교과가 '상업'으로 돼 있다.

이같은 언행과 자격이 논란이 되자 김 교사는 "자신이 집필진으로 공개된 것은 괜찮지만 자신으로 인해 교과서 편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집필진에서 사퇴했다.

국편은 김 교사의 사퇴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어 국편은 김 교사의 자격 논란에 대해 "김 교사가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석사)을 전공하고 한국고대사 박사과정을 수료해 이러한 김 교사의 전공 경력을 감안해 교사 집필진으로 선정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동안 교육부와 국편이 국정교과서 집필진 명단을 철저히 비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필진의 자격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