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를 맞은 中企, 엇갈린 기상도
나무·고무 등 제품, 원자재 단가 내려가 中시장서 유리
IT·생활가전 "중국산 저가 제품들로 경쟁 치열해질 것"
보일러·온수기, 中제품 관세 즉시철폐…국산은 점진 해제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중소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자재 수입단가 인하ㆍ현지 가격경쟁력 개선 등으로 인해 웃게 된 업계가 있는 반면 국내시장 경쟁심화로 인한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등 업계에 따르면 가구를 제외한 목제 및 나무제품,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한ㆍ중 FTA를 반기고 있다.
관세 철폐로 중국산 원자재ㆍ부품 수입단가가 내려가고, 중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중앙회는 "지난해 말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ㆍ중 FTA 업종별 영향 및 대책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73.3%가 원자재 수입단가 인하로 인해 경영활동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중국시장 가격 경쟁력 개선 59.5%,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 확대 45.7% 등 한ㆍ중 FTA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답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일러ㆍ정보기술(IT)주변기기ㆍ생활가전 제조사를 비롯해 금속가공제품 업계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보일러ㆍ온수기 제조 업계는 한ㆍ중 FTA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일러ㆍ온수기 제품의 국내 수입관세는 8%지만 국내산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각각 10%와 35%의 관세를 물게 돼 있다. 하지만 한ㆍ중 FTA가 발효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되는 반면 국내산 제품에 대한 수출관세는 매년 1%씩,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한 보일러 업체 관계자는 "국내 보일러 시장은 포화상태로, 새로운 시장창출을 위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 와중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진입은 가로막고 중국산 저가 보일러는 날개를 달게 됐다"고 토로했다.
국내 보일러 시장에서의 업체간 저가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내수와 수출 모두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타 생활가전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각종 생활가전 용품을 생산하는 A업체 관계자는 "관세가 낮아지면서 수입하는 데는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다른 중국산 제품들이 더 싸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T주변기기를 생산, 국내외에 유통하고 있는 B업체 대표도 "점차적으로 그것도 일부만 관세가 면제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에게 큰 도움은 없을 듯 하다"고 했다.
한편 중앙회는 한ㆍ중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30일 공식 입장을 통해 "우리 내수시장을 중국기업에 개방함에 따라 우려되는 국내시장의 경쟁심화와 한계 중소기업 경영악화 및 구조조정에 대하여 정부의 철저한 대책마련을 요청한다"고 축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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