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44개월째 흑자지만…불황형흑자 지속(상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10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89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최장기간인 3년8개월(44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상품수지는 '불황형 흑자'기조를 이어갔고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와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 악화로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89억6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상품수지 흑자는 전월 120억4000만달러에서 10월 107억4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지식재산권 사용료수지 적자확대로 9월 17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19억9000만달러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상품수지의 수출은 474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줄었다. 상품수지 수입 감소폭은 더 컸다. 10월 상품수지 수입은 36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4.7% 감소했다. 수출 감소보다 수입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형 구조가 이어진 것이다. 이에따라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0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불황형 흑자는 이성태 전 한은 총재가 가장 처음 입에 올린 후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입이 수출 감소량 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제고 등에 따른 수출 호조가 아니라 소비부진이나 기업들의 국내투자 감소에 따라 수입이 감소한 결과로 나타나는 흑자다. 이러한 형태의 흑자는 단기적으론 유지가 가능하나 장기적으론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호전되던 여행수지 적자폭은 10월 들어 악화됐다. 전월 7억1000만달러에 달하던 적자가 10월 8억5000만달러 적자로 마이너스 폭이 늘었다. 한은은 메르스 충격이 가시면서 국내로 들어와 돈을 쓰는 외국인들은 늘었지만 해외여행 나가는 국내여행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수입도 늘었지만 여행지급이 더 늘어난 것이다.
서비스수지 적자(-17억3000만달러→-19억9000만달러)폭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여행수지 악화와 더불어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2억6000만달러→-6억8000만달러) 적자가 확대된 탓이다. 한은 관계자는 "10월 들어 대기업의 특허권 사용료 지급이 늘게 되면 일시적으로 지식재산권 사용료수지도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공서비스수지(-4억6000만달러→-4억5000만달러)와 운송수지(1억1000만달러→2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수지(-11억1000만달러→-9억4000만달러)는 적자폭이 소폭 개선됐다. 건설수지는 7억1000만달러에서 7억9000만달러로 흑자폭이 소폭 늘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한달 새 105억4000만달러에서 110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 유출초가 46억1000만달러에서 35억달러로 줄었다.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해외증권투자가 늘면서 전월 42억8000만달러에서 71억달러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기타투자의 유입초 규모는 금융기관 대출 확대에도 해외예치금 회수로 전월 4억달러에서 10월 9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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