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도는 국산 나프타, 수입산에 안방 내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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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관세에 값올라 외국산에 밀려
-업계 "차라리 수출하자" 43% 급증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부과하고 있는 할당관세의 역차별로 정유화학업계가 원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를 국내에 판매하지 않고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데 주력하는 웃픈(웃기고 슬픈)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기본 원유세율(3%)에서 할당관세를 적용받아 1% 관세가 적용된다. 그러나 수입나프타의 할당관세는 0%다. 원료 수입단계부터 공정한 가격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 반면 수출 시에는 관세 환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내수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보다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차라리 수출하자…수입산 쏠림 우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나프타에 1% 할당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올 1~9월까지 국내 정유사들의 나프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3% 급증했다. 할당관세 역차별로 수입나프타 대비 국산나프타의 가격이 높아지다보니 '국산-수입 나프타간 수급 왜곡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관세는 수출시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할당관세가 현 수준대비 더 인상된다면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국내용 나프타는 수입산에 잠식(蠶食)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로 전환되지 않은 국산나프타는 관세부담만큼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져 이는 곧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산업과 화섬, 타이어, 플라스틱, 부직포 등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1% 관세부과시 합성수지는 0.6%, 합섬원료 0.7%, 합성고무 0.7%의 제품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수 최대 3조원 규모…기업들 '울며 겨내먹기'= 국내산업에 대한 '역관세'라는 논란에도 정부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를 낮추지 못하는 것은 '세수(稅收)'에 있다. 관세는 납세자의 조세저항이 낮은 세금에 속하다보니 정부로서는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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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들여온 원유 수입량은 9.3억 배럴, 수입액은 950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1/4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거나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를 적용해 기본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빼고 난 나머지에 대해 원유 기본관세 3%를 적용할 경우, 환율 1050원 기준으로 지난해 원유 관세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배럴당 평균수입가격이 105달러였던 2013년의 경우, 원유수입업자가 낸 관세는 총 3조5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올해부터 1%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나프타 생산용 원유에서만 1100억원대의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 나프타 생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가 2%로 인상될 경우,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 나프타를 만드는 정유업체들의 세수 부담은 22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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