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공장 전경(아시아경제 DB)

▲정유공장 전경(아시아경제 DB)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정유화학업계는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부과하고 있는 할당관세가 수입산과 최소한 '동률'이어야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기본 원유세율(3%)에서 할당관세를 적용받아 1% 관세가 적용된다. 그러나 수입나프타의 할당관세는 0%다. 원료 수입단계부터 공정한 가격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 이렇다보니 차라리 국내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를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수출 시 관세 환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내수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보다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수출하자…수입산 쏠림 우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나프타에 1% 할당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올 1~9월까지 국내 정유사들의 나프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 등은 향후 수출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입나프타 대비 국산나프타의 가격이 높아지다보니 '국산-수입 나프타간 수급 왜곡현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관세는 수출시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할당관세가 현 수준대비 더 인상된다면 앞으로는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국내용 나프타는 수입산에 잠식(蠶食)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로 전환되지 않은 국산나프타는 관세부담만큼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져 이는 곧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산업과 화섬, 타이어, 플라스틱, 부직포 등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1% 관세부과시 합성수지는 0.6%, 합섬원료 0.7%, 합성고무 0.7%의 제품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PG, 5년 연속 하락세에 할당관세 2%까지
LPG제조용 원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2011년 5월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이들 원유에 대해 3%였던 기본관세를 없애고 지난해까지 한정적으로 무관세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올초 세수부족을 이유로 나프타 제조용 원유와 함께 LPG제조용 원유와 LPG에 대해서 2%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LPG업계는 지난 6월 한시적 할당관세 적용이 끝나 올 하반기부터 0% 관세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획재정부는 할당관세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LPG업계는 시황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내년에는 할당관세 축소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LPG수요는 5년 연속 감소세이며 올 3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PG업계 관계자는 "기재부와 다각도로 검토해보자는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 있지만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준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들은 상태"라며 답답해했다.


◆세수 최대 3조원 규모…기업들 '울며 겨내먹기'
국내산업에 대한 '역관세'라는 논란에도 정부가 나프타 제조용 원유와 LPG 제조용 원유 등에 할당관세를 낮추지 못하는 것은 '세수(稅收)'에 있다. 관세는 납세자의 조세저항이 낮은 세금에 속하다보니 정부로서는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AD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들여온 원유 수입량은 9.3억 배럴, 수입액은 950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1/4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거나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를 적용해 기본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빼고 난 나머지에 대해 원유 기본관세 3%를 적용할 경우, 환율 1050원 기준으로 지난해 원유 관세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배럴당 평균수입가격이 105달러였던 2013년의 경우, 원유수입업자가 낸 관세는 총 3조5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1%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나프타 생산용 원유에서만 1100억원대의 세수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 나프타 생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가 2%로 인상될 경우,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 나프타를 만드는 정유업체들의 세수 부담은 22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나트타 생산용 원유보다 더 높은 수준의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LPG도 세수 부담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올 평균 LPG 국제가격(t당 423달러)에 운송비 및 보험료 등 부대비용을 합치면 LPG도입금액은 500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LPG수입량은 584만t. 올해도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평균 환율(1126원)을 적용해보면 LPG에 대한 2% 관세는 최소 연간 6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