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산업보호'와 '재정수입 확보' 위한 관세
-원유는 예외? 동일제품임에도 수입산은 0% vs 국내산 1% 차등
-국내 나프타 시장, 수입산 잠식(蠶食) 우려
-올 1~9월까지 정유사의 나프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3% 급증


▲정유공장 전경(사진=아시아경제 DB) 

*나프타는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것으로,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는 에틸렌부터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생산한다. 이후 가공과정을 거쳐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최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방위에 걸쳐 원료로 쓰인다.

▲정유공장 전경(사진=아시아경제 DB) *나프타는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것으로,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는 에틸렌부터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생산한다. 이후 가공과정을 거쳐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최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방위에 걸쳐 원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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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나프타 관세는 수출시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할당관세가 현 수준대비 더 인상된다면 앞으로는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국내용 나프타는 수입산에 잠식(蠶食)될 수 있다."

정유화학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의 원유 할당관세가 국내 기업에 역차별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세의 가장 중요한 정책적 효과는 '국내 산업보호'와 '안정적인 재정수입 확보'다. 그러나 원유에 대해서는 자국산업 보호보다 '세수'에만 몰입되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입나프타 세율은 0%인 데에 반해 국내 정유업체들이 나프타를 제조하기 위해 수입한 원유에 대해서는 1% 할당관세를 부과하며 동일 제품임에도 차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화학제품의 근간이 되는 원료다. 정유화학업계는 올해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가 기존 영세율(零稅率)에서 1%로 상향됨에 따라 관련산업 뿐만 아니라 최종 소비재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에 할당관세를 2%로 상향할 경우, 국내업체들이 외국 경쟁업체에 밀릴 뿐만 아니라 전방산업의 경쟁력도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입나프타 대비 국산나프타의 가격이 높아지게 돼 벌어지는 '국산-수입 나프타간 수급 왜곡현상'이다. 현재 수입나프타 세율은 0%인 데에 반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에 대해서는 1% 할당관세가 부과된다. 단, 제품 수출시 관세 환급을 받게 되기 때문에 국내 업체로서는 수출에 주력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입산 대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나프타에 1% 할당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올 1~9월까지 정유사의 나프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3% 급증했다. 업계는 향후 수출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나프타 수출이 증가할 경우, 국내시장은 수입산이 잠식하게 된다. 정부로서도 관세를 환급해줘야하기 때문에 당초 기대했던 세수증진 효과도 거둘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수출로 전환되지 않은 국산나프타는 관세부담만큼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져 이는 곧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산업과 화섬, 타이어, 플라스틱, 부직포 등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1% 관세부과시 합성수지는 0.6%, 합섬원료 0.7%, 합성고무 0.7%의 제품 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가공기업인 전방산업의 원가 상승 요인이 되는 연쇄 효과를 유발하게 돼 결국 물가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정유사는 할당관세를 적용받아 국산 나프타 가격을 수입산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며 국내 물가 안정에 기여해왔다"면서 "그러나 수입나프타에만 영세율을 적용해 상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게 됨으로써 국내 기업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되는 불합리성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국 국내 제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 산업 경쟁력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관련 자료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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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제조용 원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2011년 5월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이들 원유에 대해 3%였던 기본관세를 없애고 지난해까지 한정적으로 무관세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올초 세수부족을 이유로 나프타 제조용 원유와 함께 LPG제조용 원유와 LPG에 대해서 2%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LPG업계는 지난 6월 한시적 할당관세 적용이 끝나 올 하반기부터 0% 관세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재부 측은 할당관세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하반기까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에서였다. LPG업계는 내년에는 할당관세 축소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지속적인 LPG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2% 할당관세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3분기 LPG수요는 전년동기대비 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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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업계 관계자는 "기재부와 다각도로 검토해보자는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 있지만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준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들은 상태"라며 답답해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마저 형평성 없이 부과돼 해외업체들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국가 기반산업의 경쟁력 저하는 결국 국내 전후방 산업의 경쟁력을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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