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민간 드론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향후 1~2년 내에 본격적인 드론 배송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아마존과 DHL은 드론을 배송ㆍ택배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드론을 이용해 인터넷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무인자동차와 드론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과 함께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전자기기 전문기업 소니는 내년 중 건축ㆍ농업ㆍ물류 등의 특수분야에 쓰이는 상업용 드론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드론 생산국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국내에서도 드론의 사용 범위가 계속 늘어나면서 정부 차원의 육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드론 제작 등 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아직 미국, 중국, 이스라엘과 같은 선도국가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에서 보듯 테러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드론의 활용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고민도 있다. 그러나 드론은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기존 우리의 실생활과 산업 트렌드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항공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드론산업은 기존의 물류, 레저, 방위산업 등에서 '와해성 기술'로 작용해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드론산업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스마트폰에서 보여준 ICT산업의 경쟁력을 드론산업에도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드론을 구성하는 마이크로칩과 센스 같은 핵심 부품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의 부품과 일치하고 심지어 소프트웨어까지 동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의 관점에서 보면 벤처캐피털을 필두로 많은 글로벌 자금들이 드론산업으로 유입되고 있다. 또 드론 제조기업인 DJI나 3D로보틱스와 같은 시장 선도업체로는 올 한 해만 해도 수억 달러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에 드론산업으로의 자금 유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 소비자금융의 경우 드론보험의 대중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손해보험사가 드론보험을 시판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보험처럼 드론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보험시장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은 성장잠재력이 큰 드론산업을 새로운 수익원 발굴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드론은 생각보다 빨리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국내 드론산업이 그동안 ICT에서 보여준 저력을 바탕으로 산업의 성장성에 편승한다면 제2의 스마트폰으로 거듭나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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