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스리는 것을 '나서서 뭔가 해야 하는 일'로 여긴다. 그런데 노자는 '하지 마라'고 한다. 안 하는 게 치(治)라고 한다.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까닭은, 당시의 지식세일즈맨들이 리더십에 대해 온갖 혀를 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리더십을 지식에서 찾기도 하고 경제에서 찾기도 하고 경쟁심이나 욕망에서 찾기도 했다. 노자는 그걸 비판하고 있다.
"똑똑한 사람을 우대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이 저마다 똑똑하다고 나서서 싸우지 않을 겁니다. 구하기 어려운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이 도둑질을 안 할 겁니다. 욕심나는 것을 보여주지 마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의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을 겁니다(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얼핏 보면 전형적으로 우민(愚民)을 만드는 전략같아 보인다. 물론 이 주장만을 리더가 실천한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기존의 리더십이 지닌 부작용을 없애고 지나친 것을 바로잡는 데에는 효용이 있는 컨설팅이다. 지도자가 사람을 차별하고 재물을 탐내고 욕심나는 물건을 뽐내면서, 백성들의 마음이 어지러워졌다는 이 지적, 날카롭지 않은가. 무엇을 가치로 삼느냐가 사람들을 심란하게 하고 미치게 할 수 있다는 점. 이걸 주목하라.
왜 교육 광풍은 사라지지 않는가. 식자 우대정책이 골수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왜 가진 자는 더 가지려 날뛰고 못 가진 자는 가지지 못해 고통받는가. 배가 고프고 걸칠 옷이 없어서 그러는가. 그게 아니라 무엇인가를 소유한 것이 벼슬이 되고 존재감이 되고 과시가 되기 때문이다. 왜 전쟁하고 왜 증오하고 왜 갈등하고 왜들 서로 손가락질하는가. 진짜 그것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끝없이 부추기고 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배를 채우는 것을 치(治)의 핵심으로 삼았지요. 그 몸을 튼튼하게 했으며 지식과 욕망을 없앴습니다. 똑똑한 자들이 나서서 '공부시켜라, 부자 되라, 욕망하라'고 떠들지 못하도록 했지요(是以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공부하고, 돈 벌고, 누릴 것 누려서, 우린 행복해졌는가. 국민행복지수는 올라갔는가. 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를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는가. 노자의 말을 더 들어보자.
사람들로 하여금 더 똑똑해야 한다는 마음과 더 가져야 한다는 마음을 없애고, '뇌섹남' 같은 이들이 앞에 나서서 설치지 않도록 하세요. 알리고 설치고 나서는 일을 자제하고 무위(無爲)를 행하면 못 다스릴 게 없습니다(常使民無知無欲 使夫智者不敢爲也 爲無爲 則無不治).
사민무지 사지불위(使民無知 使智不爲), 이 여덟 글자의 충격을 간직하라. 교활에 가까워진 지혜들이 백성을 망쳐왔으며 똑똑한 자들의 '오버'한 정치가 세상을 그르쳐왔다는 것. 도덕경이 품은 금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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