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매체 TNI "미국 기뢰전 능력 취약해 더 주의 기울여야"

[아시아경제 박희준 위원]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등대 설치 등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응해 미국은 '항해의 자유'를 거듭 주장하면서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을 인공섬 12해리(22.2km) 이내의 수로를 지나가게 했다. 이번에는 별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앞으로 양국 간 충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중국은 인공섬이 해양법에 따른 유엔협약 상 중국의 영토가 아님에도 라센함의 항행을 강하게 비난했고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과연 중국군은 무엇으로 미군을 위협할 수 있을까? 성능이 개량된 디젤 잠수함과 중국판 이지스 구축함도 있지만 수중이나 해저에 설치되는 기뢰가 미 해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해저기뢰 설치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해저기뢰 설치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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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저지할 중국 해군의 비밀병기, 기뢰= 중국군이 미국에 대한 전쟁을 결심한다면 소위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인공성 방어를 위해 어떤 무기를 배치할까?

이와 관련, 미국의 안보전문매체 '더내셔널인터레스트( 이하 TNI)'는 지난달 31일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두려워해야 할 중국의 3대 무기'라는 글에서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기뢰를 설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차 대전 후 기뢰만큼 미 해군 함정을 많이 손상시킨 무기가 없기 때문이다. 총 15척의 전함이 불능화됐거나 파괴됐다. 일례로 건조비가 수십억달러가 든 이지스 구축함 '프린스함'이 걸프전에서 기뢰 한방에 심하게 파손됐다.


중국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중국의 전략가들은 이 같은 역사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기뢰전 능력을 착실히 쌓아왔다. 최소 40척의 기뢰전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능력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첨단 기뢰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서방의 시선이 중국이 건조했거나 건조 중인 항공모함에 쏠려 있는 사이 기뢰에 집중해왔다. 기뢰가 설치는 쉽게 제거가 어렵기 때문이며 미국의 기뢰전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해군대학의 앤드류에릭슨 등은 2009년6월 '중국의 기뢰전"인민해방군 해군의 암살자의 철퇴'라는 논문에서 중국이 1990~91년 걸프전의 기뢰전을 심층 분석해 기뢰전 전략을 수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잠수함으로 기뢰를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을호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의 논문을 인용해 중국군의 기뢰가 5만개에서 10만개에 이른다고 추정하면서도 이들 기뢰들은 은닉이 쉬워 추정치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기뢰는 1991년과 1988년 미국 전함 트리폴리와 새뮤얼 로버츠함에 손상을 가한 고전적인 계류기뢰를 비롯해 부유기뢰, 접촉기뢰, 자기기뢰, 해저기뢰, 원격조종기뢰, 기동기뢰, 수압기뢰,로켓기뢰 등 30종이 넘는다.


중국인민해방군 동해함대가 2008년 소해훈련 중 음향폭발 기뢰 제거를 위해 조음기(noisemaker)를 투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 동해함대가 2008년 소해훈련 중 음향폭발 기뢰 제거를 위해 조음기(noisemaker)를 투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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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성능이 대폭 개량된 디젤 전기 잠수함(SSK)도 미군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중국이 자체 설계하고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해 잠항 시간을 늘리고 소음은 줄였으며, 순항미사일과 강력한 어뢰로 무장한 타입 039 쑹급 잠수함이 그것이다. SSK는 핵잠수함에 견주할 만한 속도와 잠항능력은 없지만 수상함정이 탐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소음이 심한 연안의 천해서 이들 SSK는 '물속의 구멍'에 비견될 만큼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쑹급 디젤 잠수함은 잠수함 공격용 PMK-2 기뢰도 24~36발 탑재할 수 있다. 533mm 어뢰 발사관을 통해 발사된 이 기뢰는 미리 설정된 수심에 자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가 음향으로 적 잠수함을 탐지해 어뢰를 발사해 파괴한다.


라센함을 추적한 중국판 이지스함 타입 052C 란저우함과 타이저우 프리깃함도 위협적이다. 이들 함정은 기술면에서는 라센함에 비교 상대가 아니지만 라센함은 5인치 함포와 스탠더드 함대공미사일 중 대함모드 미사일 외에 이렇다할 함대함 교전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는 미 해군이 옛 소련 붕괴 후 해양을 자기들의 안마당으로 여기고 대수상 공격 능력 구축에 힘을 기울인 결과다.즉 해상 통제를 당연히 여겨 대함 및 대잠수함전을 경시한 것이다. 이들 중국함정들이 대량의 대함 미사일로 공격했다면 라센함은 남중국해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라고 TNI는 예상했다.


TNI는 "미 해군은 전함을 적당한 대함 무기로 무장하고 대잠 및 기뢰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기뢰저장고에 저장돼 있는 훈련용 기뢰와 실전용 기뢰

중국 기뢰저장고에 저장돼 있는 훈련용 기뢰와 실전용 기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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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섬·항만봉쇄 위한 '수퍼기뢰' 만지작=미국도 중국의 섬과 항만을 봉쇄할 주요 무기로 기뢰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 다른 게 있다면 함정이나 잠수함 부설 기뢰가 아니라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기뢰라는 것이다. 바로 1983년부터 실전배치한 공중투하 기뢰 '퀵스트라이크'를 개량해 만든 '수퍼 기뢰' 퀵스트라이크-ER(Quickstrike-ER)이다.


퀵스트라이크-ER은 퀵스트라이크 기뢰에 JDAM(합동직격탄) 날개와 GPS 등이내장된 키트를 장착해 유도폭탄으로 만든 것이다. JDAM키트는 값이 20만달러다. 1983년 실전배치돼 수십년 된 무기를 새로운 기술로 장거리를 날아가는 첨단 무기로 변신시킨 것이다. 이게 퀵스트라이크-ER이다. ER은 '비행거리 연장'이라는 뜻이다. GBU-62(V-1)라고도 부른다.


본래 퀵스트라이크는 수심 40~200피트(12~61m)에 설치되는데 MK-62(500파운드), MK-63(1000파운드),MK-64(2000파운드), MK-65(2390파운드)가 있는다. 500파운드급 MK-62 퀵스트라이크를 개조한 게 GBU-62인 것이다.


미군은 지난해 9월23일 괌 북부 상공에서 B-52H 폭격기에서 투하하는 시험을 최초로 실시했다. 3만5000피트(1만668m) 상공에서 투하 3초 후 날개가 펴져 40노티컬 마일(약 64km)을 날아가 표적 지점에 정확히 낙하했다고 한다.


이 퀵스트라이크-ER을 가득채운 폭격기 한대가 기뢰를 살포해도 기뢰 살포지역은 완전히 봉쇄된다.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은 500파운드급 폭탄을 80발 탑재한다. B-2가 레이더 망에도 걸리지 않은채 날아가 원거리에서 수퍼기뢰를 투하한다면 적 항구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항공기를 이용한 기뢰 투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 1945년 일본 아사작전을 비롯한 2차 대전 당시의 연합국의 사례나 미군의 1972년 베트남 하노이항 봉쇄 작전 등에서 효과만점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해함대가 칭다오항에서 PMK-2 추진식 기뢰를 쑹급 디젤잠수함에 장전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해함대가 칭다오항에서 PMK-2 추진식 기뢰를 쑹급 디젤잠수함에 장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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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소해함 숫자는 적지만 일본 지원받아=중국군은 40척의 기뢰전함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기뢰전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어떤가? 미 해군은 1980년대초 새로운 기뢰전세력을 구축하기 시작해 두 종류의 소해함과 소해 헬기를 도입했다. 어벤저급 기뢰대항함(MCM) 14척과 오스프리급 연안 기뢰탐색함(MHC) 11척을 도입했는데 현재 17척이 남아 있다.
어벤저급은 계류기뢰와 해저기뢰의 탐색과 분류, 파괴 등 헌터 킬러 기능을 갖춘 소해함이다. 숫자에서 열세다. 드론 소해정 도입은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그러나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기뢰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총 21척의 소해함(기뢰제거함)을 보유하고 있다.일본은 1991년 걸프전 당시 5척의 소해함을 파견, 이라크가 쿠웨이트 연안에 설치한 1200여개의 기뢰를 제거했다. 6.25전 개전 초기인 1950~51년에도 원산항 소해작전을 펴 미군의 상륙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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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안보 법제 제·개정으로 보통국가처럼 해외 파병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소해함정을 해외로 보내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7월 "남중국해에서 소해작전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새로운 소해함도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요코하마현 츠루미의 한 조선소에서 690t급 소해함 아와지함을 진수했다. 일본해상자위대는 앞으로 2척을 더 건조해 1993년 3월 배치된 목재 선체의 1000t급 야에야마급 소해함을 대체한다. 길이 67m, 너비 11m, 흘수 5.2m에다 14노트의 속력을 내는 아와지함은 선체 재질이 복합섬유강화플라스틱이어서 안정성을 대폭 향상시킨 함정이다. 유사시 일본의 최신 소해함이 남중국해로 파견돼 미군 지원에 나설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박희준 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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