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불국사·화성행궁…곳곳 부실복원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정확한 고증 없이 급하게 진행된 문화재 부실복원 사례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문제 대상으로 목록에 오른 문화재는 불국사, 화성행궁 등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들이다.
17일 윤재옥 의원(새누리당·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실시하면서 원형에 대한 정확한 자료조사와 고증 없이 부실하게 복원된 사례들이 여럿 포착됐다. 국가지정문화재인 경주 불국사 극락원 서쪽 물 받침돌, 안동 봉정사 극락전, 화성행궁 봉수당 등이 그 예다.
윤 의원은 "불국사 극락전 서쪽 편에는 비가 와도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에 땅이 파이지 않도록 물 받침돌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복원하는 과정에서 처마의 끝과 물 받침돌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건물을 복원하는 바람에 비가 오면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이 고스란히 흙바닥에 떨어져서 바닥이 패이고 있다"며 "선조들의 과학적이고 세심한 부분들이 복원과정에서 고려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보 안동 봉정사 극락전의 경우 1972~1975년 해체복원이 진행될 시 정확한 고증이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그 이유로 "툇마루와 창호문이 사라지고 판문과 살창으로 전면이 완전히 바꿔었다"고 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 윤 의원은 주남철 고려대 명예교수가 2013년 펴낸 논문 '한국 현존 최고의 목조건축 봉정사 극락전 본형에 관한 연구'를 들었다. 여기서 주 교수는 "70년대 극락전이 명백한 고증 근거 없이 중국 최고의 목조건물인 산시성 남선사 대전의 모습으로 복원됐으며, 이후 두 차례 나온 수리복원실측 보고서는 60년대 극락전의 본래 모습을 묻고 70년대 작위적으로 복원한 모습을 원형처럼 고착시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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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유적들보다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설립된 화성행궁에 대해 윤 의원은 "화성을 축조한 뒤 그 공사에 관한 일체의 내용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등을 비롯한 역사적 기록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봉수당의 처마를 원형으로 복원하지 않고 지나치게 크게 지어 부자연스럽게 기와가 잇닿아 있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자료가 거의 없는 고대 건축 문화재의 복원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역사적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고증이 안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복원을 실시하는 것은 문화재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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