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분리형BW 흥행 이틀간 4조 몰려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현대상선이 2년 만에 부활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흥행몰이 중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 발행되는 현대상선의 1500억원 규모 BW 공모 청약 경쟁률이 28.32대1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이틀간 증거금으로 4조2481억원을 끌어모았다.
현대상선은 이번 BW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806억원을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에 쓰고, 나머지는 용선료 지급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표면금리 연 3.0%에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7.0%로 무위험이자율(국고채 4년물 민평평균 수익률) 1.78%보다 높은 이자를 약속했다. 단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있을 때 이야기다. 이자보상비율은 작년 말 기준 -0.82,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0.45에 그친다.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면 회사가 영업수익으로 이자비용도 낼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 BW는 2013년 8월 금지 이후 2년 만인 올 7월 공모방식에 한해 발행이 재허용된 분리형 BW다. 이자를 챙기면서 주가가 오르면 워런트를 행사해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고, 신주인수권(워런트)만 따로 떼어 팔 수도 있다.
현대상선 주가는 BW 발행 결정 공시 전 3개월 동안 44.14% 하락했다. 현대상선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가 주가 하락으로 지난달 20일 대출 증권사에 담보 주식 35만7061주를 추가 제공해야할 정도였다. 그러나 자금조달을 시장에 알린 이후 주가는 최대 71.65% 뛰어올랐다.
이번 워런트 행사가액은 5000원, 행사비율 100%로 BW 1만원 어치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이를 현대상선 주식 2주로 바꿀 수 있다. 8일 종가(7150원) 기준 주식으로 맞바꾸면 43%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워런트 행사는 다음달 10일부터 만기 한 달 전인 2019년 8월 10일까지 가능하다. 한 달 사이 BW 발행 결정 직전 수준으로 주가가 되돌아간다면 수익률은 0.2%에 그친다는 의미다.
대규모 자금조달인 만큼 지분 희석도 고려대상이다. BW 발행 규모에 따른 행사대상 주식수는 3000만주, 주가 하락으로 행사가액이 한도(70%)까지 조정될 경우 4285만7142주에 달한다. 지분율로 따지면 12.13~16.47%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현 최대주주 측 지분율(29.82%)은 최대 24.90%까지 하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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