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그들의 급락장 대처법
[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강남에 사는 60대 고액자산가 A씨는 최근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기 위해 거래은행의 PB센터를 찾았다가 망연자실했다. 상반기에 고공행진했던 중국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두달여만에 반토막이 난 탓이다. A씨는 PB에게 “고수익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상품으로 갈아 타고 싶다”며 펀드 등 관련 상품 추천을 부탁했다.
#7월 말 5억원 이상 금융자산 고객을 관리하는 금융사의 여의도 한 PB센터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일부 고객들이 오랜만의 급락장 기회를 노리고 주식 매입이나 고수익 상품 가입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들의 급락장에 대처하는 자세가 천차만별이다.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산 상황이나 투자 패턴에 따라 일부는 안정적인 수익을, 다른 자산가들은 오히려 고수익을 노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안정적인 수익이 우선이다. 굳이 모험을 걸지 않겠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9월 증시위기설'이 나오는 데다 여전히 중국과 미국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직도 바닥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진호 KB국민은행 목동PB센터 PB팀장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이 수익은 조금 낮더라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며 “펀드 내 80~90% 이상 자금을 채권이나 유동성 자산으로 운용하는 등 안정적인 투자 상품인 공모주 펀드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자산가는 그간 선호하던 중국 펀드에서 유럽 펀드로 갈아타는 추세다. 장기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변경 보다는 단기적으로 투자손실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승은 우리은행 투체어스 본점 PB팀장은 “기존 고액자산가들은 그간의 투자 경험이 많아서인지 중국 위안화 절하 소식이 나오자 유럽쪽으로 투자를 선회해 투자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자산가들은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국증시의 움직임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오히려 단기 상품의 비중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이형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은 “단기투자처인 RP, MMF, 전자단기사채(보통 3개월 만기)등 만기가 짧은 상품들의 보유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좀 더 적극적인 투자를 원하는 경우도 저배리어 ELS등 조기상환이 가능한 상품에 대한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가의 건전성이 취약할수록 안전자산과 비안전자산을 구분 투자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평소보다 현금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추가적인 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병주 하나은행 도곡PB센터 PB팀장은 “시장상황이 불안정함에 따라 유동성 자금을 기존보다 확보하되 매수타이밍을 보고 추가 투자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위험중립형인 주식40%ㆍ채권25%ㆍ현금비중35% 비중으로 시장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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