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사라진 6개월, ‘이혼 문화’ 변화 미미
이혼소송 큰 변화 없어…대법원 ‘파탄주의’ 인정 때는 상황 변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폐지할 때만 해도 ‘이혼 문화’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간통죄 폐지 이후 이혼소송을 둘러싼 가시적인 변화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혼 전문 변호사 등 이혼 소송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은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흥신소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받았지만, 아직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에도 위자료 지급액은 최대 3000만원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다. 간통죄가 폐지될 때만 해도 불륜의 책임 당사자는 형사처벌을 면하는 대신 징벌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질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아직은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위자료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률적으로 높이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가 간통죄 폐지에 따라 이혼 소송을 문의하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 재판 결과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법원은 이혼 소송에서 여전히 ‘유책주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혼 책임 당사자가 가정 파탄을 일으킨 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혼을 하도록 도와주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혼 사유에 따라 ‘파탄주의’를 허용하는 사례도 없지는 않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파탄주의보다는 유책주의에 쏠려 있다. 세계적으로는 파탄주의가 대세라는 점에서 한국도 판단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법원이 파탄주의를 인정하는 쪽으로 확고한 견해변경이 이뤄진다면 이혼소송 풍속도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법원의 파탄주의 도입은 불륜 책임 당사자의 이혼소송 승소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혼 파탄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이혼으로 피해를 보는 쪽을 보호하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드라마 ‘이혼 변호사는 연예 중’ 감수를 담당했던 명현호 변호사는 “혼인파탄의 귀책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 없이 가정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급부가 필요하다”면서 “한국의 이혼 위자료는 적은 편이다.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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